연극 '킬롤로지'에서 알란이 폭력 게임을 개발한 폴과 대화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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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과 차별에 천착하는 두 연극이 공연 중이다. 하나는 폭력에 대한 생생한 묘사로, 다른 하나는 현실과 맞닿은 치열한 반성을 통해서다.
연극열전의 '킬롤로지'(연출 박선희)는 폭력을 자행하는 인간의 본성을 다룬다. 가상세계에서 잔혹한 살인을 저지를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 게임 킬롤로지를 개발한 폴(임주환·이동하·김경남)과 '킬롤로지'를 즐기던 사람들에게 현실 세계에서 살인을 당한 데이비(최석진·안지환·안동구), 킬롤로지가 사용자들에게 폭력적 성향을 주입한다고 믿는 데이비의 아버지 알란(김수현·이상홍·최영준)의 이야기를 그린다.
킬롤로지는 세 명의 인물이 번갈아 독백을 하며 이야기를 펼치는데 알란이 폴의 집에 잠입하면서 두 사람의 세계가 충돌한다. 알란은 데이비가 킬롤로지에서 사용된 방식대로 살해당하는 동영상을 폴에게 보이며 게임을 그만 만들 것을 요구하고, 폴은 가상세계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관련이 없다며 맞선다. 공연은 오는 12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 TOM.
연극 '해리'에서 자신이 저지른 차별을 종이에 기록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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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그린피그의 연극 '해리'(연출 송김경화)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차별과 혐오의 모습을 조명한다. 5명의 인물(김용희·김원태·윤자애·이승훈·최지현)이 자신이 저지른 차별과 혐오를 각각 일기로 기록하고 이를 번갈아 발표하며 자아비판을 하는 형식을 취한다. 나머지 네 사람은 발표자에게 날카롭게 질문하고 비난을 하며 누구나 차별과 혐오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해리'는 차별과 혐오를 감각적으로 드러낸다. 허공에 5개의 거대한 두루마리가 매달려 있고 거기서 펼쳐진 종이들이 무대를 가로지른다. 5명의 인물은 자신이 저지른 가해의 날짜를 외치며 각각의 종이에 그것을 기록한다.
이 작품은 차별과 혐오의 폭로에서 더 나아가 관객들에게 차별과 혐오를 비판하는 방식을 숙고하게 한다. 공연은 오는 10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술공간 혜화.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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