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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6.28p(0.24%) 내린 2,557.23에 개장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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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는 연일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투자자들이 시름에 빠져 있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고 있다. 국내 증시를 이탈한 ‘서학개미’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면서 증권사 실적 개선에 도움을 주는 모양새다.
업계 1위인 미래에셋증권이 7일 공시한 3분기 잠정 실적(연결 기준)을 보면, 영업이익이 370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14.2%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연합인포맥스 집계, 2591억원)를 43.1% 웃돈다. 매출은 5조44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9.2%, 순이익은 2901억원으로 277.4% 급증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9145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9.6%, 순이익도 45.1% 늘었다. 미래에셋은 “해외주식 잔고가 31조4000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외형적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인한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기업금융 수수료, 회사가 자기 자산을 굴려 벌어들인 운용손익도 크게 늘었다.
이날 업계 3위 삼성증권도 3분기 영업이익이 324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역시 시장 전망치(2722억원)를 19.07% 웃돌았다. 매출은 2조76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57% 줄었지만, 순이익은 2304억원으로 59.13% 늘었다.
올들어 나타난 증권사 전반의 업황 개선은 수치로도 잘 나타난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국내 상장 증권사를 기초로 한 증권 지수는 지난 1월2일 1833.99에서 7일 2221.71로 21%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4% 하락한 코스피에 견주면 월등한 상승률이다. 대형주로 주로 구성되는 코스피200도 같은 기간 5.5% 하락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3분기 증권사의 실적이 전망치를 웃돌 거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국내 투자자가 해외 주식으로 눈을 돌리면서 증권사들의 중개 수수료 실적이 좋아진 것이 대표적 이유로 꼽혔다. 지난달 22일 삼성증권(정민기)은 보고서에서 증권업종의 순이익이 전망치를 상회할 것이라면서 “올해 2분기 기준 전체 주식 중개 수입 가운데 해외 주식 비중이 25%로 전년 동기 대비 7%포인트 상승했다”고 짚었다. 해외 중개 수수료가 국내보다 더 비싸기 때문에 해외 주식 비중이 늘면 증권사 수익도 늘어난다. 실제로 이날 실적을 보면 미래에셋의 경우 지난해 동기 대비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은 줄어든 반면,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286억원에서 709억원으로 148% 늘었다. 삼성증권도 비슷하게 이번 분기 국내 수수료 수익은 줄고, 해외 수수료 수익은 284억원에서 508억원으로 79% 늘었다.
최근 통화 당국이 금리 인하로 기조를 바꾼 것 역시 증권사에는 호재다. 삼성증권은 “금리 하락에 따라 기업과 투자기관의 재무 활동이 개선되고 기업금융,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기업 금융 분야 업황도 개선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내리면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져 필요한 자금을 빌리는 것이 더 용이해진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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