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짧은 대국민담화 후 기자회견
“부덕의 소치, 김여사 악마화시킨 것도”
특검엔 “국회가 결정하는 나라 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부터 드린다”며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여러 차례 ‘사과’라는 단어를 언급하면서도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 “악마화시킨 것은 있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2시간 20분 넘게 이어진 역대 최장 기자회견을 가지며 김 여사 논란, 당정관계, 인적쇄신, 명태균씨와의 통화 녹취, 한미·한미일 협력, 체코 원전 수주 등 여러 현안에 대한 질답을 가졌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은 길었지만, 대국민담화는 8월 국정브리핑 때 약 1만2000자에 비해 4분의 1 정도 분량으로 줄었다. 국민들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질답에 시간을 할애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자회견에 앞서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대통령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담화 도중 일어나 직접 고개를 숙여 인사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년 반 국정 운영 소회에 대해서도 터놓았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도 열심히 일하고 힘드시지만 저 역시도 365일 4시간 국민의 삶을 챙기는 것이 대통령의 어깨에 놓인 책무”라며 “국민들 보시기에는 부족함이 많았을 것이고, 그렇지만 제 진심은 늘 국민 옆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김 여사, 명 씨와의 관계를 둘러싼 질문이 쏟아졌다. 윤 대통령은 “제 아내가 잘했단 것이 아니라 더 신중하게 매사 처신해야 하는데 국민께 걱정 끼쳐 드린 건 무조건 잘못이라 생각한다”면서도 국정개입 의혹 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과 함께 선거도 치르고 대통령을 도와야 하는 입장”이라며 “대통령이 참모를 야단치면 '부드럽게 하라'고 하는 것을 국정 관여라고는 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김 여사의 대외활동에 대해서는 “대외 활동은 국민들이 다 보시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좋아하시면 하고, 국민들이 싫다고 그러면 안 해야 된다”며 “지금의 여론을 충분히 감안, 외교 관례상 또 어떤 국익 활동상 반드시 해야 된다고 저와 제 참모들이 판단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중단해 왔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 여사가 “국민들 걱정끼친 것에 대해 속상함을 가지고 있다”며 “저보고도 괜히 임기반환점이라고 그동안 국정성과 얘기하지 말고 사과를 많이 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도적으로 악마화한 부분이나 가짜뉴스,침소봉대를 억지로 만들어낸 것에 대해 (여사가) 억울함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특검을 국회가 결정하는 나라는 없다”며 “삼권분립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과 여당이 반대하는 특검을 임명한다는 것 자체가 헌법에 반하는 발상”이라며 “기본적으로 특검을 국회가 결정해 임명하고 방대한 수사팀을 꾸리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국정쇄신과 대통령실 인적개편에 대해서는 “인재를 발굴해 검증하고, 과정에 문제가 없어도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도 해야한다”며 “임기 반환점을 맞는 시점에서 적절히 인사를 통한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인재 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있다”고 설명했다.
명태균씨 논란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뭐 감출 것도 없다”고 일축했다. 김건희 여사와 명 씨의 연락에 대해서는 “아내 휴대폰을 보자고 할 순 없어 물어봤다”며 “몇차례 문자를 했다고 얘기하는데, 일상적인게 많고 몇 차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체코 원전 수주가 헐값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너무 무식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금융지원을 얼마하기로 약속한 게 없다. 또 과도한 금융지원을 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재권 분쟁에 대해선 “미국 정부와 우리 정부 간의 합의도 잘 진행이 됐다”고 낙관했다.
윤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으로 인한 보호무역 강화 우려에 대해 “우리 피해와 국민 경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lucky@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