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선언 방송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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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세계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양상은 알기 어렵지만 세계경제 성장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트럼프의 핵심 정책인 감세와 보호무역주의, 이민 장벽이 무역을 둔화시켜 노동·자금 등 자원의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란 얘기다.
국제금융센터는 7일 낸 보고서에서 차기 트럼프 행정부 경제 정책에 대해 ‘리스크’(위험)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정책 리스크와 달러 강세 리스크가 부상하고 있다. 관세 인상에 따른 세계 교역 위축과 감세로 인한 국채 발행 수요를 염두에 두면 글로벌 경기를 제약하는 요인이 더 우세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세·규제 완화 등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보다 고율 관세·이민 제한 등에 따른 성장 하방 압력이 더 클 것이란 얘기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구체적인 성장 손실 규모를 언급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선 공약 대로 보편 관세(세율 10%)·중국산 제품 고관세(세율 60%)를 도입하면 미국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내년 하반기에만 최대 0.5%포인트 하락하고 2026년에는 성장 감소 효과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추정한다. 관세 인상에 따른 무역 수지 개선 효과보다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와 소비 위축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봐서다. 국제금융센터는 “보편 관세, 이민 제한 등 일련의 트럼프 공약들은 잠재적인 인플레이션 가속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강력한 이민규제가 건설·농업·서비스업에서 노동공급 위축과 서비스 물가 상승을 야기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율 관세 부과에 따른 미국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1%포인트(골드만삭스)~1.7%포인트(에이비앤 암로은행)에 이른다.
이날 삼성자산운용도 초기에는 법인세 인하 및 규제 완화로 미국 경기 활성화가 기대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률 둔화와 물가상승 압력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입법절차를 감안하면 감세의 실제 효과는 2026년에나 반영될 것”이라며, “관세 부과와 이민 제한 조처가 우선 시행될 가능성이 큰 만큼 내년 상반기에 물가상승 기대가 높아져서 통화정책 경로상 금리인하 지연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수입관세가 자유무역협정 미 체결국에만 10% 부과된다해도 이것이 소비자에게 전가돼 미국 경제성장률을 0.1~0.3% 약화시키고, 물가는 1.8~3.0%가량 높일 것으로 추정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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