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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이정재 '적자기업' 흡수합병…주총 문턱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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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아티스트유나이티드(유나이티드)가 최대주주인 배우 이정재의 아티스트컴퍼니(컴퍼니)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회사는 유관기업 간의 시너지를 강조했지만 두 기업 모두 적자기업이란 점에서 실적 부진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유나이티드는 이사회를 열고 컴퍼니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합병비율은 1대 229.1005834로 컴퍼니 주식 1주당 유나이티드 주식 약 229주를 신규 발행해 지급한다. 컴퍼니 총 주식수는 9974주로 이중 자기주식 264주를 제외하고 9710주가 유나이티드 주식 222만여주로 전환된다.

컴퍼니 주요주주는 이정재(47.53%)와 정우성(47.53%)다. 이외 위지윅스튜디오(2.12%), 김재욱(0.17%)씨 등이 주식을 보유했다. 이번 합병이 완료되면 유나이티드 주요주주 지분율은 이정재가 기존 23.49%(313만여주)에서 27.10%(422만여주)로, 정우성 지분은 4.70%(62만여주)에서 10.99%(171만여주)로 늘어난다. 이를 평가액으로 계산하면 이정재와 정우성은 각각 196억여원 규모의 유나이티드 주식을 받는다.

양사 합병 소식이 전해지자 유나이티드 주가는 장중 24.32%까지 급등했다가 상승폭을 모두 반납한 채 전날보다 1.78% 내린 1만8170원에 마감했다. 국내 최고 수준의 배우인 이정재와 정우성의 유명세 덕분에 시장에서 주목받았다가 기대감이 식은 것으로 보인다.


아티스트컴퍼니 기업가치 변동성 커…수익성 부진 영향

기대감이 빠르게 식은 것은 이번에 합병에 나서는 두 법인이 모두 적자기업이란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컴퍼니는 2022년 매출 255억원과 영업이익 1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364억원, 영업손실 2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컴퍼니는 지난해 12월 아티스트스튜디오와 합병했으며 실적은 양사 재무제표를 단순 합산했다. 유나이티드는 광고·마케팅 회사로 최근 3년간 매년 13억~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컴퍼니는 지난해 매출의 98%가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사업에서 발생했다. 전체 매출의 72.80%는 이정재와 정우성이 광고과 드라마 등에 출연해 받은 출연료다. 컴퍼니는 이 두명을 'S급'으로 분류했는데, 이들에 대한 정산금 등 매출원가는 88.71% 수준이다. 지난해 S급 두명에게 지급한 비용만 235억원에 달한다. 매출이 높아져도 회사 영업이익으로 연결되는 부분은 제한적이란 이야기다.

컴퍼니의 기업가치 변동성이 컸던 배경도 실적 불확실성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에서 인정받은 컴퍼니 기업가치는 413억여원이다. 앞서 컴퍼니는 지난해 9월 위지윅스튜디오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463억여원이었다. 지난해 12월 아티스트스튜디오와 합병 이후 기업가치가 12%가량 내린 것이다. 과거 컴퍼니는 컴투스가 지분 51%를 105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가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당시 논의했던 기업가치는 2100억원에 달했다.

컴퍼니는 합병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외부평가보고서에서 향후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을 통해 매출을 5배가량 늘리겠다고 했다. 현재 기획 중인 콘텐츠는 영화 5편과 드라마 8편이다. 이 작품들은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컴퍼니의 계획이 모두 실현되면 매출은 2026년 1170억원, 2027년 1227억원, 2028년 1314억원으로 불어난다. 컴퍼니의 올해 예상 매출 260억원과 비교해 5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그러나 계획상 외형이 큰폭으로 늘어나도 영업이익률은 5%대에 그친다. 더욱이 이런 추정은 코로나19 판데믹 이후 절반(55%)으로 줄어든 영화 관객이 판데믹 이전인 2019년 대비 70%까지 회복한다는 전제다.


합병 주가 마지노선 '1만7451원'…CB·BW 상환 압박도

이번 합병의 관건은 주주 표심이다. 유나이티드는 이번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의 주식을 주당 1만7451원에 매수하기로 했다. 주가가 이를 밑돌 경우 반대 주주 숫자가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최대 80억원까지만 인수한다. 주식 매수를 원하는 주식수가 이를 넘을 경우 합병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유나이티드에게 기업가치는 합병 뿐만 아니라 현금유동성과 직결된다. 이 회사는 지난 2월부터 2회차 CB(전환사채)와 1회차 BW(신주인수권부사채) 상환에 155억원을 썼다. 주가가 전환가액(혹은 신주발행가액)을 크게 하회한 탓이다. 현재 미상환 사채는 25억원 규모 2회차 CB와 76억원 규모 1회차 BW가 남았다. 6월말 기준 보유현금이 114억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상환분을 제외한 실제 유동현금은 10억원도 남지 않았던 셈이다.

이에 유나이티드는 지난달 말 140억원 규모 3회차 CB를 발행했다. 기보유 자금으로 미상환사채를 상환하고 조달한 자금을 운영자금에 쓰기 위해서다. 3회차 CB의 전환가액은 1만6401원, 최저 리싱픽가는 1만1481원이다.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기간인 2년 후까지 기업가치를 키우지 못할 경우 유동성 우려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유나이티드 관계자는 "최근 인수한 유나이티트스튜디오(구 래몽래인) 등과의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CB 발행은 사채 상환과 커머스 사업 자금 조달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박기영 기자 pgy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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