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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태양 비밀 밝힐 '코덱스' 망원경…韓 편광카메라 어떤 임무 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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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코로나그래프, 국제우주정거장에 무사 안착…2년간 태양 관측

기존 장비보다 진화해 태양풍 밀도·온도·속도 등 동시 측정 가능

핵심기술 개발 맡은 천문연…'편광카메라' 등 우주 공간서 최초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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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코로나그래프(CODEX)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하고 있다. (사진=우주항공청·NASA)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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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한국과 미국이 공동 개발한 '태양 코로나그래프(CODEX)가 무사히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안착했다. CODEX는 향후 2년 동안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된 채 태양 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CODEX는 더 넓은 범위에서 태양풍의 밀도·온도·속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등 기존에 활용되던 태양 관측 장비들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갖고 있다. 특히 한국천문연구원은 CODEX 핵심 기술 개발에 적극 참여했는데, 천문연이 개발을 맡은 '편광카메라'는 이번 임무를 통해 처음으로 우주 공간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7일 우주항공청 등에 따르면 CODEX는 지난 5일 오전 11시29분(한국시각) 발사돼 같은날 밤 11시52분 국제우주정거장에 성공적으로 도킹했다.

국제우주정거장에 도달한 CODEX는 이달 9일부터 11일까지 3일에 걸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자동 로봇팔을 이용해 국제우주정거장의 예정된 위치(ELC3-3)에 설치된다. 설치 이후 약 1개월의 시험 운영 기간을 거쳐 6개월에서 최대 2년간 국제우주정거장의 90분 궤도 주기 동안 최대 55분씩 태양 관측 임무를 수행한다.

우주항공청과 천문연이 미 항공우주국(NASA)와 공동 개발한 CODEX는 태양 관측을 통해 더 정확한 우주 날씨를 예보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강력한 태양폭풍 등이 지구에 야기할 수 있는 전파교란 등 재난 상황 대응력을 더 높여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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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설치되는 태양 코로나그래프(CODEX)의 설치 위치. (사진=우주항공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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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X는 기존 관측에서 확인할 수 없었던 태양풍 가속 영역인 3~10R⊙(태양반경·1R⊙=69만5500㎞)에서 밀도·온도·속도를 동시에 측정해 제공하는 세계 최초의 관측기다. 분광정보 관측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활용해 더 심층적인 코로나 관측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태양풍 가속을 실제 관측을 통해 최초로 검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CODEX를 통해 태양풍 가속을 이해하게 되면 태양풍이 태양과 지구 사이 우주 공간에 어떻게 분포하는 지를 예측할 수 있다. 태양에서 일어나는 폭발 현상이 지구까지 도달하는 시점이나 영향 등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더 정확한 우주 날씨 예보 뿐 아니라 아직 인류가 풀지 못한 태양의 비밀을 파헤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코로나그래프는 태양 표면(광구)에 비해 100만배 이상 어두운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 영역인 코로나를 관측할 수 있는 특수 망원경이다. 태양은 중심부의 핵(1500만℃)에서 멀어질수록 온도가 낮아지는데, 코로나는 태양의 가장 가장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온도가 100만℃에 육박한다. 중심부에 더 가까운 태양 표면의 온도는 5000~6000℃ 수준이다.

CODEX는 태양 광구와 코로나의 온도 분포를 기존에 파악됐던 것보다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태양과 코로나가 가열되는 과정을 파헤치고, 태양 연구의 난제였던 코로나 고온의 비밀을 알아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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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8월 진행된 태양 코로나그래프(CODEX) 최종 점검. (사진=우주항공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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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향후 태양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 CODEX는 지난 2017~2023년 천문연 측이 약 200억원, NASA 측이 약 300억원을 투입해 개발됐다.

두 기관의 역할 분담을 보면 천문연은 CODEX의 핵심기술인 편광카메라, 필터 휠, 구동 제어기 등 하드웨어와 코로나그래프의 비행 및 지상 운영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NASA는 코로나그래프의 광학계, 광기계부, 태양 추적 장치를 개발했으며 국제우주정거장 설치와 운영까지 담당한다.

특히 주목할만한 장비는 천문연이 개발한 편광카메라다. 우주 공간 임무에서 최초로 활용되는 장비이기 떄문이다.

기존에 활용되던 우주 관측 장비에도 편광 휠을 돌리거나, 편광 필터를 활용하는 경우는 있었다. 편광 필터를 통해 우주 공간에서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는 빛을 걸러내고 관측에 필요한 일정한 방향의 빛만 받아들이는 식이었다. 한국형 달탐사선 다누리에도 해당 기술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천문연에 따르면 이번 CODEX의 편광카메라는 이와 다른 방식이 적용된다. 이른바 '픽셀 바이 픽셀'이라는 방식이 적용됐는데, 기존 픽셀 필터 등에서 보다 진화해 작은 픽셀 하나하나마다 편광을 측정할 수 있게 했다. 더 정교하게 필요한 방향의 빛만 받아들일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번 CODEX 개발에 참여한 봉수찬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픽셀마다 서로 다른 편광을 측정할 수 있는 편광카메라가 우주 공간 관측에서 처음으로 사용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보고 있다"며 "또 천문연이 CODEX의 관측·비행 소프트웨어 등도 다 담당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NASA 측에서 크게 만족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NASA에서 '천문연에게 많이 배웠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CODEX를 활용하면 태양풍이 뿜어져 나와서 지구까지 오는 동안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를 더 잘 예측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태양풍의 속도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된 만큼 지구에 미치는 영향도 보다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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