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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트럼프노믹스 2.0' 시동... 수출·증시·환율·금리, 국내 충격파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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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8월부터 미국 대선 TF 가동
트럼프 당선, 한국 총수출 62조 감소 우려
한국일보

6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선언 연설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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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폭탄'을 공약으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우리 정부도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과 대응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모든 수입품에 보편관세 10~20%를 매기는 등 미국의 '자국 중심주의' 정책이 현실화하면 한국 총수출이 최대 448억 달러(약 62조 원) 감소하고,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0.67% 줄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올 8월부터 최지영 국제경제관리관을 중심으로 미국 대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해 왔다.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이 큰 만큼, 매주 모여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을 분석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국내경제, 통상, 외화, 국제금융 등 관련 부서가 모여 스터디했다"며 "국내 연구기관을 비롯해 미국 월가 경제 전문가들을 만나 현지 분위기를 파악해 왔다"고 말했다.

즉각적 반응이 예상되는 건 금융시장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참석해 "미국 대선으로 금융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당장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무엇보다 한국 증시의 악영향은 불가피하다. 우리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국제 무역 장벽이 높아지면 반도체 등 관련 주가는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한다는 공약을 내세운 만큼 중국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중간재를 대거 공급하는 우리 입장에선 불리할 수밖에 없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에 중국산이 들어가는 것조차 규제하려고 하니까 중국과의 교역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과 중국 두 나라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인데 양쪽 다 타격을 받으면 우리 경제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리도 문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 정책은 물가를 끌어올리고, 금리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국제적으로 금리인하 추세가 자리 잡았는데 역행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우리나라는 올 3분기 국내총생산이 전기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치며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내수 부양 필요성이 커졌지만, 쉽게 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환율 역시 강달러 추세가 길어지면 금리 인하에 부담이 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유무역일 때 환율 상승은 수출 확대에 도움이 됐지만 미국의 보호무역이 강해지면 이런 효과도 제한된다"며 "환율이 올라가면 내수에 안 좋은 영향을 주는 점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트럼프 당선에 따른 시장 상황 변동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선 이전부터 당선 시나리오에 따라 시장 및 산업별 영향을 점검해왔다"며 "윤곽이 드러난 만큼 시장 변화에 맞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성원 기자 support@hankookilbo.com
세종=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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