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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8 (일)

"현장실습 보냈는데 돌려보내"…직업계고, '취업률·학생 수↓'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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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KEDI 올해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5년 새 대학 등 진학률은 최고, 순취업률은 최저치

"직업교육 폄하 인식 여전"…학생 수 감소에 폐교도

뉴시스

[서울=뉴시스] 6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초 직업계고 졸업생의 취업률이 5년 새 가장 낮았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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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정부가 고졸 채용을 확대하기 위해 직업계고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으나 졸업생 취업률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산업구조 변화나 고졸 인재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어려움이 크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정밀한 원인 분석이 시급해 보인다.

6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공개한 '2024년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 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2월 졸업생 6만3005명 중 취업자는 26.3%로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 이후 5년 새 가장 낮았다.

전문대나 일반대에 진학한 졸업생 비중은 48.0%로 5년 새 가장 높았다. 교육부는 취업자 중 300인 이상 기업 취업률(34.5%)이 5년 새 가장 높았고 진학, 군 입대 등 진로를 정하지 못한 미취업자(21.3%)도 같은 기간 가장 적어 부정적으로만 볼 상황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순취업률(전체 졸업생 중 취업률) 뿐만 아니라 군 취업(입대)이나 진학자를 제외한 '취업률'도 2020년(50.7%) 이후 4년 새 가장 낮았던 점을 감안하면 가볍게 넘길 상황이 아닌 점은 분명해 보인다.

직업교육 특수목적고로서 우수한 신입생을 선발하는 마이스터고에서도 고졸 취업이 녹록치 않다는 말이 나온다. 마이스터고 취업률(진학·입대 등 제외)은 올해 72.6%로 특성화고(52.3%)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정은환 전국 마이스터고 교장협의회장(대전 동아마이스터고)은 "마이스터고 상황은 특성화고와 다르고, 마이스터고도 학교별 중점 분야가 다르다"고 전제했다.

다만 정 교장은 "전자 분야는 100% 가까이 취업이 되는 학교가 있지만 농업, 상업 계통 학교들은 산업 구조상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며 "제조업 기반 공업고도 상당히 어려운 상태"라고 전했다.

기업 현장실습에 나간 뒤 취업으로 이어지는 경로도 위축되고 있고, 대기업과 금융권 등 선호 업계의 채용 시장이 얼어 붙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장실습 사고가 나면서 (기업 등에서) 취업 연계형보다 학습 중심으로 실습을 전환하거나 실습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 지난 1월5일 서울 성동구 덕수고등학교 행당분교(특성화계열) 모습. 덕수고 행당분교(특성화계열)는 올해 폐교되고, 일반계열은 지난해 송파구 위례신도시로 이전했다. (사진=뉴시스DB). 2024.11.06.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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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장도 "현장실습을 보낼 때 취업지원센터를 통해 학생들에게 준비를 철저히 시키고 보낸다"면서도 "지난해부터 현장실습을 보낸 학생들 중 일부를 뽑지 않고 돌려보내는 일이 생겨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 수 감소도 직업계고 운영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직업계고 졸업자는 전년 대비 8586명(12.0%) 줄었다.

여기에 고졸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학벌 선호 풍조가 맞물리면서 특성화고는 매년 11월께 실시되는 신입생 모집에서 더욱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모교로 알려진 덕수고(옛 덕수상고)도 올해 특성화계열을 폐교했고, 지난 2022년 송파구 위례신도시로 자리를 옮겨 일반고로 운영 중이다.

정 교장은 "관련 기관이나 초등학교, 중학교 단계에서부터 직업교육에 대한 인식 제고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부 중학교 교사들조차 학생들에게 '너는 성적이 좋은데 왜 실업계를 가냐'고 지도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수지만 마이스터고에서도 취업을 하지 않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겠다는 학생들이 생기고 있다"며 "학교에서 만류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제한이 된 상황도 아니라 결국은 거부할 수 없다"고 전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자녀가 한 명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진학에 대한 수요가 강할 수 있고, 학생들 자체도 마찬가지"라며 "학력 중심의 문화나 분위기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침체된 직업교육을 육성하기 위해 '중등 직업교육 발전 방안'을 마련하고, 협약형 특성화고 도입과 마이스터고 신규 지정에 나서고 있다.

협약형 특성화고는 지자체·교육청·산업체와 학교가 채용연계 등 협약을 맺고 지역 산업에 특화한 교육과정을 개발해 직업교육 질을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는 2027년까지 총 35개교를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마이스터고도 인재 수요가 늘고 있는 반도체, 디지털 분야를 중심으로 4년 내 10개교 이상 더 늘린다. 올해 현재 54개교가 운영 중이며 신규 지정된 학교를 포함하면 내년 57개교, 2026년 59개교로 늘어난다.

아울러 항공우주산업(KAI) 등과 협약을 맺고 고졸 인재가 양질의 일자리를 찾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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