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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네타냐후, 가자전쟁 이끈 갈란트 국방장관 경질… "신뢰에 금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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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방침 공개 반대해 온 갈란트 비판
"대중에게 이견 노출돼 적도 이득 봤다"
후임으로 '강경파' 카츠 외무장관 지명
한국일보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지난해 10월 텔아비브 키르야 군사기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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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전쟁을 처음부터 이끌어 온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5일(현지시간) 전격 경질했다. 상대적으로 온건한 성향인 갈란트 장관이 여러 차례 네타냐후 총리와의 이견을 공개 표출해 온 탓에 불신이 커졌다는 게 해임 사유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저녁 영상 성명을 내고 갈란트 장관의 해임 사실을 발표했다. 후임 국방장관으로는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을 지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경질 사유로 '신뢰 훼손'을 들었다. 그는 "전쟁 중에는 그 어느 때보다 총리와 국방장관 간 완전한 신뢰가 필요하다"며 "전쟁 초반 몇 달간은 저와 국방장관 사이에 신뢰가 존재했고 업무 성과도 거뒀으나, 지난 수개월 동안 이 신뢰에 금이 갔다"고 밝혔다. 갈란트 장관이 전쟁에 대해 의견을 달리했고, 내각 의사에 반하는 결정과 발언도 내놓았다는 비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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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아브 갈란트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5일 텔아비브에서 해임 직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경례하고 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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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란트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집권 리쿠르당에 소속돼 있으며, 2022년 12월 네타냐후 총리의 지명으로 국방장관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본토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을 13개월 동안 진두지휘해 왔다.

그러나 이스라엘 지도부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드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올해 5월 이스라엘의 전후 가자지구 통치에 반대한다고 밝힌 게 대표적이다. 이로부터 3개월 후에는 필라델피 회랑(가자지구 남부-이집트 사이 완충 지대) 내 이스라엘군 주둔을 고집하던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인질 생명을 구해야 한다'며 맞서기도 했다. 같은 달 네타냐후 총리의 '절대적 승리' 주장을 "횡설수설"이라고 깎아내려 총리실에서 반발 성명을 낸 적도 있다. 두 사람 간 불협화음이 잇따르자, 이스라엘 내에선 '갈란트 해임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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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에서 "(내각과 갈란트 장관 견해의) 간극을 메우려고 수차례 시도했지만, (오히려) 점점 더 벌어지기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용납할 수 없는 방식으로 대중에게 알려졌으며, 적들도 이 상황을 즐기고 많은 이득을 봤다"고 갈란트 장관을 비판했다.

후임 국방장관으로 낙점한 카츠 장관에 대해선 '불도저'라고 표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카츠는 5년간 외무부·재무부·정보부 장관을 지냈고, 오랫동안 안보 내각 일원으로서 국가 안보에 대한 역량과 헌신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카츠 장관도 리쿠르당 소속이며, 안보 문제에선 강경파로 분류된다. 그의 후임 외무장관으로는 지난 9월 연립정부에 합류한 우파 정당 '새로운 희망'의 기드온 사르 대표가 지명됐다. TOI는 약 48시간 뒤 갈란트의 국방장관 임기가 종료된다고 전했다.

이번 발표는 미국 대선 당일에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그간 가자지구 전쟁 국면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네타냐후 총리보다 비교적 온건한 갈란트 장관을 대화 상대로 선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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