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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트럼프, 대선 당일 "펠로시는 미친X" 욕설… '백인 여성' 이탈 가속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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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미국의 선택]
"사악하고 역겨운 미친X" 폭언
언론 비판에 캠프는 조롱성 답변
"온건 보수 성향 여성 이탈 예상"
한국일보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5일 새벽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투표 전 마지막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그랜드래피즈=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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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지막 선거 유세에서도 '막말 본능'을 숨기지 못했다. 민주당 중진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향해 여성비하적인 욕설과 조롱을 쏟아낸 것이다. 트럼프의 '여성 모욕'이 2024 대선 핵심 유권자인 백인 여성의 막판 이탈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트럼프 캠프 "뇌사 언급했을 듯"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는 대선 투표일인 5일 0시(현지시간)를 넘겨 진행한 미시간주(州) 그랜드래피즈 유세에서 문제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랜드래피즈는 트럼프 대선캠프 마지막 유세지였다.

트럼프는 민주당 인사들을 공격하던 중 펠로시 전 의장 얘기가 나오자 "사악하고 역겨운 미친년(evil sick crazy bitch)"이라고 말했다. 비록 여성비하 영어 표현 'bitch'를 끝까지 내뱉지는 않았지만, 소리 없이 입 모양으로 여러 차례 이 단어를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b'로 시작하는 단어(bitch로 추정)이지만 말하지 않겠다. 나도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WP는 "명확히 욕설을 지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여성비하 발언을 한 것 아니냐는 언론 비판에도 트럼프 대선캠프는 조롱을 이어갔다. 스티븐 청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트럼프 발언이 무엇인지 묻는 WP 질문에 "아마 뇌사(brain-dead)였을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가 영단어 'bitch'를 사용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마찬가지로 알파벳 '비(b)'로 시작하는 또 다른 모욕적인 단어를 말했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사실상 펠로시 전 의장과 욕설 논란 모두를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해리스, 여성 집단서 트럼프에 우위

한국일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4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막바지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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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여성비하 발언이 11·5 선거에서 백인 여성 집단의 해리스 지지로 이어질 수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온건 보수 성향인 백인 여성들이 트럼프 막말에 질려 해리스에게 표를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민주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달 전국 평균 여론조사 결과 해리스가 트럼프보다 여성 유권자 지지율을 약 11%포인트 더 확보했다고 WP는 설명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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