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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한·미 “러 파병 북한군 1만여명 쿠르스크 전선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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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 전개·배치 가속 전투 가능성 커져

국방부 “현황 관련 정보 공유 예의주시”

우크라 “러, 북한군에 박격포·총 등 지급”

소대∼대대급 수준 연합작전 펼칠 수도

푸틴·최선희 ‘깜짝 회동’ 가져 밀착 과시

북한이 러시아에 파견한 병력이 1만명을 넘어섰다. 북한군 파병 움직임이 서방측에 노출되면서 병력 전개와 배치가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국방부는 5일 북한군 1만여명이 러시아로 이동했고, 이 중 상당수가 격전지인 러시아 쿠르스크를 포함한 전선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 사실을 확인하며 “군과 관련 정보기관에서 우크라이나 현황에 대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가로 설명할 내용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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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 소속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월 18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약 30초 분량의 영상 하나를 게재했다. 영상은 러시아 극동에서 훈련 중인 북한군이 러시아군의 보급품을 받는 장면으로 추정되며, “넘어가지 말거라”거나 “나오라 야” 등 북한말 억양이 담긴 생생한 목소리가 들린다. SPRAVDI 엑스(X·옛 트위터) 계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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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 파견됐던 정부 대표단이 우리 측 참관단 혹은 모니터링단의 우크라이나 파견에 대해서 논의했느냐’는 질문에는 “정부 대표단이 어제 귀국했을 텐데 귀국 후 우크라이나 현장에서 확인했던 여러 내용을 가지고 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논의 또는 정보 공유, 검토가 이루어질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전 대변인은 “이후에 국방부가 필요한 사안이 있으면 후속 조치를 할 것으로 안다”며 “지금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도 최소 1만명의 북한군이 쿠르스크로 이동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주 8000명의 북한군이 쿠르스크로 갔다고 했는데, 지금 우리는 1만명에 달하는 북한군이 쿠르스크로 간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팻 라이더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에 있는 북한군 병력은 1만1000명에서 1만2000명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에 상당한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발언을 언급하며 “(북한군은) 러시아가 겪는 엄청난 손실을 대체하기 위해 들어온 잠재적 병력이며, 나 같으면 북한군이 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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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독립 언론기관 '아스트라'는 지난 10월 22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에 북한군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건물 외부에 서 있는 모습을 촬영해 게시했다. 아스트라 텔레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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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투입된 북한군은 쿠르스크 등에서 조만간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본격적인 전투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다만 독자적으로 특정 지역 전선을 맡아서 움직이기보다는 소대∼대대급 수준에서 러시아군과 연합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러시아가 북한군에게 60㎜ 박격포, AK-12 소총, 기관총, 저격소총, 피닉스 대전차미사일, RPG-7 로켓발사기, 열화상 장비, 야간투시경, 쌍안경 등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 장비들은 주로 보병대대급 이하의 부대에서 사용하는 것이다. 북한군이 여단급 이상 부대에서 쓰는 전차나 장갑차를 러시아에서 제공받아 사용할 수도 있지만, 북한군이 러시아에 도착한 직후에 실시한 적응 및 훈련 기간이 매우 짧다는 점에서 북한군이 러시아산 전차·장갑차를 현 시점에서 전투에 사용하기는 어렵다.

북한군에 지급됐다는 무기와 병력 전개 시점, 북한군 30명당 통역 1명씩을 배치했다는 보도 등을 감안하면, 북한군은 소대∼대대급 수준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전투를 치르거나 러시아군과의 연합작전에 참가하는 형태로 싸우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전까지 북한과 러시아가 대규모 연합훈련을 한 적이 없었고, 통역을 배치하고 양국 장병들이 군사용어를 공부해도 전투현장에서 신속·정확한 의사소통은 어렵다는 점에서 러·북의 연합작전이 시너지를 낼지 불확실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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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최선희 1분간 손 맞잡은 채 ‘특별 대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크레믈궁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모스크바=크레믈궁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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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병력을 파병한 북한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모양새다. 러시아를 실무 방문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이날 예고 없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남을 갖고 긴밀해진 북·러 관계를 과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크레믈궁에서 최 외무상을 맞이했다고 밝혔다고 타스통신, 스푸트니크통신 등이 전했다.

크레믈궁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푸틴 대통령은 최 외무상을 반갑게 맞이하며 악수를 청했고, 약 1분간 손을 맞잡은 채 대화했다. 최 외무상은 푸틴 대통령에게 면담 시간을 내준 것에 감사를 표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깊이 진정 어리고 따뜻하고 우호적인 인사’를 전달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통역을 통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김정은 위원장)에게 일이 잘되기를 빈다”고 화답한 뒤 최 외무상에게 의자에 앉으라고 권했다. 탁자에는 북측 인사 1명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유리 우샤코프 크레믈궁 외교 보좌관이 배석했다. 이날 깜짝 회동은 최근 북한의 파병과 관련한 푸틴 대통령의 ‘특별 대우’로 풀이된다. 이날 면담이 미국 대선을 하루 앞두고 성사된 만큼 양측이 미 대선 결과에 대한 러·북의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수찬·박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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