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유권자들이 오타와 힐스 고등학교 투표소에서 사전(대면)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제 47대 대통령이 탄생할 미국 대선(11월5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전투표(우편+대면)자 수가 2020 대선 총 투표자(1억5460만명)의 48%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투표장에 도착하지 않은 우편투표가 있어 사전투표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이 초박빙 대결을 하고 있고 역대급으로 높은 수준의 사전투표로 인해 지난 대선 때처럼 '승패 선언'까지 수일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대학 선거연구소(Election Lab) 집계에 따르면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후 9시9분 기준 대선 사전투표자 수는 7800만명을 넘어섰다. 투표소를 직접 방문해 대면으로 사전 투표한 유권자는 4265만4364명에 달했고, 우편투표 유권자(투표소 도착분 기준)는 3534만885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편투표가 급증했던 2020 대선 때 1억145만명(우편투표 6564만명)에는 못 미치지만, 2016년 4724만명(2422만명)은 훌쩍 넘긴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선거가 선거일 아닌 '선거 시즌'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 사전투표에는 통상적으로 민주당 지지자 또는 당원들이 다수 참여하는데, 사전투표를 불신했던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전투표 독려에 나선 것도 사전투표 증가로 이어졌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짚었다. 이 때문에 높은 사전투표 참여가 이전과 달리 민주당에 유리하지만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플로리다대 선거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사전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중 민주당 당원은 37.8%, 공화당 당원은 36.1%로 집계됐다. 무당파는 26.1%다. 지난 대선 때에는 각각 44.8%와 30.5%였다. 공화당 지지자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연령대별로는 41~65세 39.1%로 가장 많았고, 65세 이상이 36%로 그 뒤를 이었다.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사전투표 참여로 이번 대선 역시 2020 대선 때처럼 선거 최종 결과가 늦게 나올 가능성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두 후보가 초접전 경쟁이 이어가는 만큼 사전투표 결과까지 봐야 최종 승자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전투표로 분류되는 우편투표 처리 시기와 방법은 주마다 다르다. 우편투표 집계는 투표용지가 담긴 봉투를 열어 선거구별로 분류하고, 유권자 서명을 확인하는 작업이 추가된다. 이 때문에 대다수의 주가 선거일 전부터 해당 작업을 허용한다. 하지만 초접전 구도가 이어지는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경합주 7개주의 우편투표는 선거일 전까지 우편투표물 분류·확인 작업이 금지돼 최종 개표와 집계가 다른 주보다 늦게 끝난다.
AP통신은 앞서 경합주의 개표와 집계 완료까지 최장 13일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NYT에 따르면 경합주인 조지아의 올해 사전투표자 수는 현재 4년 전 전체 투표자의 80%인 400만명에 달해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다른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도 허리케인 '헐린'의 피해에도 사전투표자 수가 이미 등록 유권자의 62%(약 450만명)나 된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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