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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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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소리 나는 AI 인재 경쟁, "박사급 연구원 연봉이 11억"[AI 빅뱅 2.0시대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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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AI 전문 인력 일러스트. 챗GPT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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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KAIST를 졸업한 30대 A씨는 미국 테크 기업에 입사키로 진로를 정했다. 현지 업계 최저치는 연봉 20만달러(약 2억 7000만원) 안팎으로 전해졌다. 국내보다 2~3배 높은 수준이다. 체류비와 편의성 등을 고려하면 국내도 괜찮겠지만 A씨는 미국 행을 택했다. 그는 "1차적으로 연봉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국내에서 일할 경우 '커리어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정부 차원의 투자도 적극적이지 않아 보여 어쩔 수 없이 해외행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외 빅테크와 스타트업들이 인공지능(AI) 고도화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국내 업체들의 인재 확보가 어려워 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픈AI, 구글 등 빅테크는 고액 연봉을 제시하며 AI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의 경우 대형 개발업체가 아니고서는 해외 인재 확보는 어려운 실정이다. 석박사급 인재들도 해외 선호도가 높아지는 실정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통신사, 스타트업 등이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 중인 빅테크를 따라잡기는 버거운 수준이라는 진단이다. 이 때문에 AI를 전략 자산으로 설정한 미국 등 일부 국가처럼 우리도 정부 주도 아래 AI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빅테크 AI 인력 초봉이 10억원
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가 숙련된 AI 인재에 제시하는 초봉 수준이 9억~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 협상 서비스 업체인 로라의 집계를 보면, 오픈AI의 박사급 AI 연구원 초봉은 86만5000달러(약 11억3000만원), 앤트로픽 85만5000만 달러(약 11억2000만원)에 달했다. 인플렉션 AI(82만5000달러, 약 10억8000만원), 아마존(71만9000달러, 약 9억4000만원), 구글 브레인(69만5000달러, 약 9억1000만원) 등도 10억원 안팎에 인재를 끌어오고 있다. 외신 등 보도를 보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경우 연봉이 최고 123만달러(약 16억5000만원)에 달했다.

최근 AI 인재 확보 경쟁은 심각한 수준이다. 구글 딥마인드, 오픈AI, 미스트랄, 메타 등의 경쟁사로 직위 고하에 상관없이 AI 인재들이 자리를 옮기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직접 구글 딥마인드 연구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영입을 추진할 정도다.국내 사정도 다르지 않다.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4대 신기술 분야 인력 수급 조사 보고서'를 보면 오는 2027년까지 AI 분야에서 1만2800명의 인력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그 중에서도 고급인력의 해외유출 우려를 가장 심각하게 짚었다. 실제로 국내 AI 연구원의 평균 연봉은 2~3억원 수준으로 빅테크 기업의 초봉과 상당한 차이가 난다.

국내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름잡았던 인텔의 위기도 결국 인재 유출이 결정타로 봐야 한다. 한참 잘 나가던 시절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대규모 인력을 수차례 정리했는데 핵심 인력이 떠났다"며 "유망한 인력은 결국 혁신으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커리어 한계도 걱정"...마스터플랜 필요
전문가들은 정부가 AI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영국 데이터 분석 매체인 토터스미디어의 '2024 글로벌 AI 인덱스'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해 13위에서 올해 5위로 급상승했다. 마크롱 정부의 대규모 투자와 AI 연구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은 6위에 불과했다. 인프라와 개발 등에선 높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운영 환경(35위), 연구(13위) 등으로 AI 법·제도 등 운영 환경이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지난해 7월에야 국가 AI위원회를 설립하고 1차 회의를 진행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어진 국가 AI위원회는 각 부처 장관 등 10명 등 정부위원과 민간 위원 등을 포함해 45명으로 구성됐다. 이미 각 부처에서 AI 연구 거점을 만들거나 AI전담 조직 등을 고려하고 있다. 각 부처별 AI조직과 투자 계획 등을 포함해 정부의 유연한 중장기 계획 시동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병호 고려대 AI 연구소 교수는 "AI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생태계에 다른 나라들은 우선순위를 높이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투자를 줄인다면 기업은 경쟁력을 잃고 인재가 유출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도 "AI 기본법이라는 법적 토대를 빨리 통과시켜서 부처별로 산재한 AI 관련 부서를 통합할 헤드쿼터를 만들어야 한다"며 "AI를 부흥시킬 전략은 부재하고 규제 이야기만 나오고 있는 상태인데, 중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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