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5 (화)

침묵 깬 한동훈, 더 세졌다… 尹대통령 사과, 참모진 개편, 쇄신 개각 요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건희 여사 해법 요구에 이어 尹 쇄신 강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4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대국민 사과와 대통령실 참모진 전면 개편, 쇄신용 개각을 요구했다.

윤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통화 내용 일부가 공개된 후 친윤계(친윤석열)계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이번 사안의 경우, 적어도 지금 국민들께 법리를 앞세울 때가 아니다”며 “국민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대통령께서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참모진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심기일전을 위한 과감한 쇄신 개각을 단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건희 여사는 즉시 대외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상황에서 법에 당연히 하게 돼 있는 특별감찰관 정도를 임명하는 데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면 보수는 공멸할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내용 일부가 공개된 이후 나흘 간 침묵을 이어왔다. 이날 침묵을 깨면서 그간 요구했던 김 여사 문제 해법에서 나아가 윤 대통령에게 국정 전반에 대한 쇄신을 촉구한 것이다.

한 대표는 “국민과 지지자들께서 정치 브로커 명씨와 관련해 현재 상황에 대해 실망하고 걱정하는 것을 잘 안다”며 “집권여당 대표로서 죄송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무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어 “대통령과 영부인이 정치 브로커와 소통한 녹음과 문자가 공개된 것은 그 자체로 국민께 대단히 죄송스러운 일”이라며 “국민들의 큰 실망은 정부·여당의 큰 위기”라고 말했다.

또 “이런 위기를 극복하려면 솔직하고 과감해져야 한다”며 “정치 브로커 관련 사안에 대한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당 차원에서 당당하고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법리를 내세우기 보다는 ‘국민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야 한다며 사실상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명씨와 통화가 이뤄졌던 2022년 5월9일은) 당시 윤 대통령의 신분이 당선인이라서 공천 관련 의견을 당에 개진했더라도 선거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천 개입과는 전혀 다르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대표는 야권이 대통령 탄핵과 임기 단축 개헌까지 거론하며 총공세 나선 것과 관련해선 “어떤 이름을 붙인 헌정 중단이든 국민과 함께 국민의힘이 막겠다”며 “그러나 가만히 있으면 막을 수 없다. 그 뻔히 속 보이는 음모와 선동을 막기 위해선 변화와 쇄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쇄신을 요구한 점에서 여권 내 갈등이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한동훈 대표는 패권싸움으로 비치고 있는 분열과 갈등의 모습에서 벗어나 당정 일체와 당의 단합에 역량을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원로들도 전날 회동을 한 뒤 윤 대통령을 향해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의 목소리를 잘 경청하면서 판단해달라”고 했고, 한 대표에 대해선 “당내 화합과 대야 투쟁, 즉 야권과의 투쟁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