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월6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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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11.4) 아침신문 1면에는 △윤 대통령 사태로 술렁이는 정치권(6곳)이 가장 큰 뉴스였고, 이어 △초접전 미국 대선(4곳)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흔들리는 여당, 꿈쩍않는 대통령
② 시선, 클릭!
- 역대 최장 소비부진
- 재정지출 축소, 약자 피해 확인
- 백화점, 크리스마스 점등
- 취업 10명 중 6명, 1년 안에 떠나
- 요즘 문·이과 상위권 학과
③ Now and Then :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적, 2013)
① 차이의 발견
# 흔들리는 여당, 꿈쩍않는 대통령
- 윤석열 대통령의 육성 파일 공개 뒤 국민의힘 내부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부부의 사과, 대통령실·내각 인적 쇄신 촉구 목소리가 이젠 친윤계 일각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윤 대통령은 꿈쩍도 않고 있습니다. 국민과의 괴리는 물론, 여당인 국민의힘과도 상황 인식 차이가 커 보입니다. 오늘은 여권내 반응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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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민의힘
1) 상임고문단 모임
- 일요일인 어제(3일) 국민의힘 상임고문단이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긴급 회동을 가졌습니다. 당 상임고문단 회장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회의 뒤 “대통령은 취임 당시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의 목소리를 잘 경청하고 판단해달라”고 말했습니다.
- “법적 책임의 유무를 떠나 크게 잘못한 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유준상 상임고문)
- 그런데 지난 4월 총선 참패 직후에도 상임고문단은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향해 아래와 같은 주문을 한 바 있습니다. △대통령의 독선적 태도 변화 △대통령께 쓴소리 하는 국무총리 인선 △대통령실 자유토론 분위기 조성 △대통령 수시 기자회견 등입니다. 반년 지난 지금, 진행된 게 아무 것도 없습니다.
2)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
-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김태흠 충남지사 등 국민의힘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의 모임이 어제 오전 입장문을 냈습니다.
- “대통령께선 임기 후반기 성공적 국정 수행을 위해 적극적인 국민과 소통 및 국정 쇄신이 필요하다”, 한동훈 대표를 향해서도 “패권싸움으로 비치고 있는 분열과 갈등의 모습에서 벗어나 당정 일체와 당의 단합에 역량을 집중해 주기를 바란다”
3) 안철수 & 홍준표
- 안철수 의원 “‘공무원 신분이 아니다’ ‘당원이 의사 개진한 것’이라는 변명은 궁색하다. 실정법 따지기 전에 국민께 전말을 밝히고 직접 사과해야 한다. 특별감찰관과 제2부속실 설치가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한 유효한 해법이 되기는 어려워졌다. 독소 조항들을 삭제한 여야 합의로 (특검법을) 추진해야 한다”(3일 페이스북)
- 홍준표 대구시장 “어떻게 쟁취한 정권인데 또다시 몰락의 길을 가고 있나. 대통령비서실부터 전면 쇄신하고 내각도 전면 쇄신해 새롭게 국민 앞에 나서시라”(2일 페이스북)
4) 국민의힘 내부
- 친한계 핵심관계자 “역대 정권에서 정치적 사안이 생겼을 때 잘못된 길로 가는 첫 단계가 ‘법적으로 문제 될 것 없다’고 버티는 것이었다. 지금이 그런 상황”(한겨레)
- 한 영남권 의원 “일단 ‘죄송하다’ 하고 숙여야 하는데 고개를 빳빳이 들고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하면 마이너스다. 용산이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한겨레)
- 한 초선 의원 “당이 특별감찰관만 갖고 (정국 타개를) 논의하기엔 상황이 많이 어려워졌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많다”(한겨레)
- 김태호 의원(4선·경남 양산을) “대통령이 억울한 면이 있더라도 지금은 국민 앞에 변명하지 말고 솔직해야 한다”(조선일보)
- 김승수 의원(재선·대구 북을)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실이 선제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조선일보)
- 최형두 의원(재선·경남 창원마산합포) “더 늦어지면 큰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 김 여사가 직접 해명하는 용기가 필요하다”(조선일보)
- 한 대표 측 관계자 “대통령실은 사건이 생길 때마다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하책 중의 하책. 이건 정치적으로 풀어갈 문제이기에 윤 대통령 설명이나 유감 표명 등이 필요하다”(경향신문)
- 조해진 전 의원 “대통령이 사사로운 감정과 협량한 안목으로 권력을 행사하지 않고 보통의 국민처럼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는 믿음이 올 때 여론은 돌아설 것”(한국일보)
2. 한동훈 대표
(*) 이전에 썼던 내용을 한 대표 최고위원회의 발언으로 대체했습니다.
- 오늘 오전 9시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습니다.
“정치 브로커 관련 사안에 대한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강력하게 촉구한다”
“대통령이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참모진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 심기 일전을 위한 쇄신 개각을 단행해야 한다”
“김건희 여사는 즉시 대외활동을 중단해야 한다”
“독단적인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 반감이 커졌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정기조 내용과 방식이 독단적으로 보일 부분이 있었는지 점검하고 시정해야 한다”
=>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만일 윤 대통령이 이 제안을 받지 않을 경우, 보수층은 `윤석열'과 `한동훈' 양쪽으로 나뉘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 또 하나는, 한 대표는 오늘 `특검'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관련 질문에도 "오늘 제가 여러 말씀 드렸다"며 특유의 동문서답으로 언급을 피했습니다.
3. 윤 대통령
1) 예산안 시정연설 불참
- 윤 대통령은 오늘 국회에서 열리는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합니다. 이 시정연설 불참은 ‘윤 대통령 육성 전화녹음 공개’ 이전부터 그렇게 할 예정이었습니다. 육성 공개 이후, 오히려 그 결정을 더욱 굳힌 듯합니다.
- 예산안 시정연설은 이전에는 취임 첫해에만 대통령이 참석하고, 이후에는 국무총리가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13년 “국회를 존중하기 위해 앞으로 매년 정기국회 때마다 직접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겠다”고 밝힌 뒤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여야 대치 상황 속에서도 매년 대통령이 국회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이 전통을 윤 대통령이 깬 것입니다.
-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열린 22대 국회 개원식에도 1987년 민주화 이후 대통령 중 처음으로 불참한 바 있습니다.
-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불참 이유로, ‘김건희 여사 특검 도입’ 및 ‘윤 대통령 탄핵 주장’ 등이 야당에서 계속 나오고, 장외집회까지 하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이에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통령실에 국회 출석을 요구했지만, 윤 대통령이 이를 듣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 유승민 전 의원은 이와 관련해 페이스북을 통해 “김 여사 의혹 와중에도 해외순방은 잘도 다니면서 어떻게 이 중요한 시정연설에 용산에서 여의도까지 이 짧은 거리를 오지 않을 수 있나. 야당이 돌을 던져도 맞을 각오로 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 그런데 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대통령실 참모들과 내각을 향해 “(연금·의료·교육·노동) 4대 개혁 추진에 박차를 가하라. 연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속도를 내달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정부 예산안을 국회에서 발표하면서 야당의 협조를 구해야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데, 국회 시정연설에도 참석하지 않으면서, 참모들에게는 ‘연내에 성과’ 운운하니, 정말 무책임한 보스입니다.
(*) 민생과 정쟁
-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국정감사 기간 동안 민생과 관계없는 정쟁에 개혁 추진이 가려져 있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4대 개혁이 언론의 주목을 받아야 개혁 동력을 얻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 대통령실이나 여당이 궁지에 몰릴 때마다 하는 말이 ‘민생과 정쟁’의 분리입니다. 이번 국회 국정감사가 ‘김건희 국감’이 되리라는 건 열리기 전부터 예상됐던 일입니다. 그런데 국감이 이른바 ‘정쟁 국감’이 된 게 누구 때문입니까. 이를 공격하는 야당 잘못입니까, ‘김건희 국감’만 보도하는 언론 잘못입니까.
- 대통령실의 주장을 따르자면, 김건희 여사 문제가 아무리 의혹이 제기되더라도, 국회에서는 이는 다 무시하고, 이른바 경기침체 등 ‘민생’ 문제만 이야기하는 게 됩니다. 국회는 국민의 대표가 모인 곳이고, 국민들의 관심사항에 대해 국민의 대표들은 성실히 이를 대행해서 묻고 따질 의무가 있습니다. 단순히 먹고 살게만 해주면, 정치는 아무렇게나 해도 상관없다고 하는 게 지금 우리 국민들의 수준이 아닙니다.
- 보수언론들은 보수정부가 집권할 때는, ‘민생’과 ‘정쟁’을 분리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쟁’이라 함은, 정략적 목적을 위해 부당하거나 불필요한 공격을 퍼부을 때 쓸 수 있는 말입니다. 지금 ‘김건희 의혹’ 등에 대한 문제제기가 부당하거나 불필요한 일입니까.
- ‘정쟁’과 ‘민생’을 분리해 이야기하는 것에는 일종의 ‘정치 혐오’가 깔려 있고, 보수언론들의 계속된 보도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여겨집니다. 현상황에서는 ‘정쟁’과 ‘민생’을 분리해, ‘민생’만 얘기하자는 주장이 오히려 더 ‘정쟁’적이라 여겨집니다.
2) “법적·정치적 문제 없다”
- 지난 금요일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답변입니다. 정 실장 개인의견이 아니라고 봅니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논의를 통해 정립된 입장이라고 여겨집니다.
- 따라서 사과는 고사하고, 윤 대통령 입장 표명이나 ‘김건희 리스크’ 해소를 위한 대책 발표 등은 검토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 이를 언급하면 할수록, 오히려 ‘끌려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이 생각하는 일종의 ‘위기 대응책’인 셈입니다.
- 그런데 정치적으로 문제가 많을 뿐 아니라, 수사를 진행하면 법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드러날 것입니다.
- “정치적으로 대응을 안 하겠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다. 아무리 지지율이 떨어지더라도 우리는 정책 역량에만 집중해서 꿋꿋하게 하던 일을 하고, 4+1(연금·의료·교육·노동+저출생) 개혁 성과로 국민께 말씀드리겠다는 것”(대통령실 고위관계자, 동아일보 통화)
3) 상황변화 기대
- 미국 대선(11월5일)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두 건의 1심 선고(11월15일, 25일)가 있습니다.
- 이에 따라 ‘명태균-김건희’ 이슈를 이 두 가지 뉴스가 좀 덮을 수도 있고,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이긴다든지 하는 상황이 생기면, 그에 따른 후폭풍, 대비 등으로 지금 겪고 있는 ‘김건희 이슈’가 뒤로 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 또 이재명 대표 선고에서 대통령실이 바라는대로 유죄가 나오면, 민주당 내부가 흔들릴 가능성을 기대하며, 이로 인한 보수지지층 결집을 기대하고 있는 듯합니다.
- 또 우크라이나 사태가 어떻게 되느냐도 관건일 수 있습니다.
- 이런 점들을 보면, 대통령실은 바깥에서 무슨 일이 터지기를 기다리는 사람 같습니다.
-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국 대선과, 다자 회의 등 중요한 외교 현안들을 고려하면서 그 이후에 대통령께서 (기자회견이나 타운홀 미팅 등을 통해 각종 논란에 대해) 정리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4) KBS 사장 선임
- 윤 대통령 육성공개(10.31) 다음날인, 1일 윤 대통령은 ‘파우치 앵커’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국회 시정연설 불참을 예고한 상태에서였습니다.
- 윤 대통령은 박 사장 인사청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들었습니다. “공정한 보도를 통해 KBS 역할과 위상을 재정립했다. 정제되지 않은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에 사회적 게이트키핑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사회 통합과 민주주의 기본가치를 지키는 공영방송 기능을 충실히 이행했다. 소통 능력을 높이 평가받고, 탁월한 친화력과 협상 능력, 적극적인 자세로 조직 내에서 신망을 받고 있다”
- 아마 윤 대통령은 실제로 이렇게 생각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런데 ‘조직 내 신망’의 경우, KBS 기자 500여명이 박 후보자 임명 반대 성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최고참급인 18기부터 지난해 입사한 50기까지, 현직에 있는 취재·촬영기자 모든 기수가 임명 반대 성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5) 순방 준비
- 오는 15~16일 페루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 18~19일 브라질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 12월 초에 미국 하와이 또는 캘리포니아에서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입니다.
- 대통령실에서는 ‘11월 말 이후에 국민과의 대화 등’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순방 준비를 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한가롭고 여유롭습니다.
한국일보 5면 그래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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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설
- 이와 관련해 대통령, 정당, 검찰을 향한 사설이 오늘 아침신문에 각각 나왔습니다.
1) 대통령
-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진보·보수 언론 모두 대통령 행태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 윤 대통령 이번엔 시정연설 불참, 오만·불통의 극치
경향 = 커지는 촛불, 윤 대통령은 국민 앞에 설 자신도 없나
한국 = 尹대통령, '명태균 사태' 해결에 정권 명운 걸렸다
조선 = 與圈 모두 불안, 대통령은 위기감 느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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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정당
-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비판하는 쪽으로 나눠집니다.
한겨레 = 잇따르는 집회·시국선언, 여당이라도 정신 차려야
중앙 = 정국 혼란은 장외가 아닌 국회 안에서 해결하라
조선 = 170석 수퍼 갑 정당이 약자 흉내 내며 거리 투쟁 하다니
3) 검찰(명태균 수사)
경향 = 증거인멸 공언하고 검찰 겁박하는 이런 수사 있었나
한국 = 김영선 공천 개입 의혹 수사, 대통령 연루 여부도 밝혀야
동아 = 당대표 지낸 5선 김영선이 절절맨 '명태균 파워', 대체 어디서
② 시선, 클릭!
# 역대 최장 소비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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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정지출 축소, 약자 피해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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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Now and Then
두 달 가까이 이어진 ‘명태균 의혹’ 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대통령실의 연이은 거짓말입니다. 처음에 ‘2번 만났다’고 했는데, 당일 여기저기서 증언이 쏟아져 하룻만에 최소 5번 이상 만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경선 때 이후에는 전화통화 한 적 없다’고 했는데, 취임 하루 전날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는 통화한 적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또 드러나면, 그땐 또 어떤 말을 하게 될까요.
문제는 이렇게 거짓말이 드러났음에도, 별로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거짓말로 드러나면, 처음에 그렇게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합니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그런 게 전혀 없습니다.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이야기합니다.
앞으로 이젠 대통령실이 ‘사실’을 이야기하더라도, 국민들은 잘 믿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경우, 대통령실은 매우 억울해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지금 억울한 사람은 국민들입니다.
오늘 노래로 소개하는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2013)은 제목을 제외하곤, 이 사안과는 잘 연결 안 되는 곡이긴 합니다. 1970~80년대에 어려웠던 부모들이 아이를 더 키우지 못해 놀이공원에 함께 놀러가 맛있는 것 사주며 한껏 행복한 날을 보낸 뒤, ‘여기 잠깐 있으라’고 하고선 사라졌던 일들이 왕왕 있었는데, 그때 버려진 아이의 심정에서 쓴 곡입니다. 윤 대통령을 바라보는 지금 국민들의 마음이 이와 같을런지 모르겠습니다.
[MV] Lee Juck(이적) _ Lie Lie Lie(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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