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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빠르고 강력해진 산불, 위성-드론으로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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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활용 산불 진화기술 어디까지

기후변화로 인한 고온-건조 환경… 세계적으로 ‘빠른 불’ 발생 늘어

위성으로 온도-풍향 등 자료 수집… 정확한 산불 예측 프로그램 개발

드론으로 화선 찾고 진화탄 분사… 체공 시간 늘리는 연구 이뤄져야

동아일보

대기가 건조한 가을철인 11월은 산불 조심 기간이다. 전문가들은 “큰 규모의 산불 피해를 막기 위해선 첨단 정보통신기술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산간 지방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현장.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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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경북 울진에서 시작해 강원 삼척까지 번졌던 초대형 산불은 213시간 동안 이어지며 서울 면적의 약 35%에 달하는 2만923ha(헥타르)를 태웠다. 2021년 강원 양양 사천리를 덮친 산불로 상당 면적의 산림이 소실된 지 1년도 되지 않아 큰 규모의 산불이 또다시 일어난 것이다.

대기가 건조한 가을철인 11월은 특히 산불 조심 기간이다. 전문가들은 대형 산불의 확산세가 해마다 심각해지는 것은 비단 한국만이 아니라고 말한다. 큰 규모의 산불 피해를 막기 위해선 위성을 활용해 산불의 위험을 조기에 예측하고, 안전하게 불길을 잡을 수 있는 진화탄 기술 등을 적극 개발해 도입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 건조한 환경 지속돼 산불 대형화

3일 학계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산불은 단기간에 빠르게 확산되며 큰 피해를 입히는 추세다. 제니퍼 볼치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 교수 연구팀이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미국에서 하루에 확산된 평균 산불 규모는 2001년 대비 2.5배 커졌다. 산불 피해를 입은 건물 전체가 파괴된 경우도 89%에 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산불을 ‘빠른 불(fast fires)’이라고 표현하며 최근 관찰되는 산불의 특징으로 꼽았다.

한국에서도 미 연구팀이 언급한 ‘빠른 불’의 특성이 자주 관찰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피해 면적이 100ha 이상인 산불은 2017년 3건에서 2022년 11건, 2023년 8건으로 늘었다. 산불로 인한 피해액도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다. 2022년 한 해 동안 피해액은 1조3461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3∼2022년 사이 최대 규모다. 2023년 피해액은 2854억 원으로 집계되면서 10년간 연평균 산불 피해액은 2269억 원을 넘었다.

빠르고 강력한 산불이 늘어난 대표적 원인으로는 기후변화에 따른 고온 건조한 환경이 지목된다. 이상 고온 현상으로 눈 대신 비가 내리면 토양의 수분이 강물로 유출돼 토양 건조화가 심각해진다. 기상청의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남부지방 가뭄은 국내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오랜 기간인 227.3일간 이어졌다. 올해 11월도 예년보다 고온 건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조한 환경이 지속되면 산불 발생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 위성 활용 예측 기술-빠른 진압 연구 필요

전문가들은 대형 산불에 대처하기 위해선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은 위성 자료에 기반한 산불 예측 프로그램 도입이 활발하다. 습도, 온도, 풍향 등 산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와 연기, 열, 습기 등 대기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예측 자료를 산출한다.

정확도 높은 산불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면 정밀한 위성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산림청은 공간정보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접목한 산불 상황 관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산불의 양상을 예측하는 데는 지리정보시스템(GIS)에 기반한 확산예측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산불에 대처하기 위한 첨단 장비로는 드론이 주목받는다. 드론을 활용한 산불 화선 탐지 기술이 대표적이다. 항공측량용 열화상 카메라를 드론에 장착해 촬영한 자료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불길이 번지고 있는 가장자리를 뜻하는 화선은 산불의 확산 속도를 확인하고 진화를 위한 관리 지점을 찾아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드론을 사용한 화재 진압에는 비폭발성 진화탄이 사용된다. 진화탄은 소화기의 주성분인 제1인산암모늄을 고압의 가스로 발생된 압력과 전기신호를 통해 압력 분사하는 방식으로 불을 끈다. 헬기와 같은 대형 장비가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장미나 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임업연구사는 “최근에는 드론에 탑재된 진화탄에 에어로졸(미세입자) 분사 기술을 적용해 더 강한 힘으로 불을 끄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진화탄에 대한 기술 개량 연구가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 기술로는 진화탄을 탑재한 드론은 10∼15분 정도 비행이 가능한데 체공 시간을 늘리는 것도 앞으로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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