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중국대사관 “‘韓 계엄령 사태’ 경계 늦추지 마라”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관영 중국중앙(CC)TV의 한국 주재 기자가 계엄령 선포 이후 시민들과 경찰의 대치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도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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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실시간으로 전한 중국 매체들은 다음날인 4일에도 관련 분석 기사를 쏟아내며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번 사태를 영화 ‘서울의 봄’의 실사판이라고 지칭했고, 중국 매체들은 “대통령이 직접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평했다. 주한중국대사관은 4일 한국에 체류 중인 중국인들에게 “계엄이 해제됐지만,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공지했다.
4일 관영 신화통신은 ‘서울의 겨울: 윤석열의 6시간 계엄령 희극’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의 상황을 정리해 보도했다. 매체는 “모든 줄거리가 영화 ‘서울의 봄’의 실사판 같다”면서 “최근 몇 년간 한국 정치계의 정치적 양극화와 반대 현상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영 중국신문사도 계엄 해제 선언 소식을 전하며 “이미 불이 붙은 도화선이 정말 꺼질지 의문이며, 윤 대통령을 기다리는 것이 무엇일지 아무도 모른다”고 전했다.
권위주의 체제에 익숙한 중국조차 한국의 계엄령 사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 계열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뉴탄친(牛彈琴)은 이날 계엄령과 관련된 핵심 내용 10가지를 정리한 글을 올렸다. 먼저 계엄령의 개념을 설명하며 “사실상 쿠데타와 비슷하고, 이번에 대통령이 직접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것 자체가 정말 충격적”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번 사태의 배경에 김건희 여사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전 세계의 적이 되리라 선언하는 일이 영화나 소설에만 나온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계엄령 선포 결정을 비꼬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아직 한국의 계엄령 사태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3일 밤 주한중국대사관 측은 재한 중국인들에게 “안전의식을 강화하는 가운데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것에 신중하라”고 공지했다.
대사관 측은 계엄령이 해제된 4일 오전 배포한 추가 공지에서 “이제 한국의 사회 질서는 정상이며 중국인들은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면서도 “동시에 현지 상황에 주의를 기울인 상태에서 경계를 늦추지 말고 스스로 안전 예방 조치를 강화하라”고 당부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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