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35% 감소
매물도 쌓이는데 32주째 가격 상승세
1일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올 가을 이사철이 지나고 거래가 급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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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의 주택 통계에 따르면 9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는 3만9362건으로 전월 대비 17.9% 감소했다. 특히 서울은 4951건으로 34.9%나 급감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가 감소한 것은 최근 대출 문턱이 높아진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한비율(DSR) 2단계 규제가 시행됐고, 시중은행에서 1주택자에 대해서도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는 등 집 살 돈을 조달하기 쉽지 않아진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가 줄면서 자연스럽게 매물은 쌓이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애플리케이션 아실에 따르면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8046건으로 1개월 전(8만3535건)과 비교해 5.4% 늘었다. 1년 전(7만9319건)과 비교하면 거의 1만건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그럼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계속 오르는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10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8% 오르며 32주 연속 상승세를 지켰다. 전주 대비 0.08% 상승하며 32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상승폭은 10월 둘째주 0.11%에서 셋째주 0.09%, 넷째주 0.08%로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원은 “일부 재건축 단지와 신축 단지에서는 신고가가 경신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대출 규제 영향과 가격 급등 피로감으로 매수자가 관망세를 보이며 매출이 적체되고 상승폭은 지난주 대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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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업계에서는 통상 매물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급매가 나오면서 호가가 내려간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공급이 한정돼 있는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의 특성상 매도인도 버티기를 하면서 호가를 떠받치고 있다는 것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서울은 교육 환경과 양질의 일자리를 갖춰 다른 지역 대비 수요가 많다"면서 "내년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확률이 높고 아파트 분양가가 상승하고 있는만큼 집주인들이 호가를 내릴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도 “서울의 아파트 그 중에서도 강남 등 상급지에 사는 사람은 이미 ‘부동산 불패신화’의 학습효과를 갖고 있다”며 “서울에 집을 많이 사는 30대 연령층은 자녀 교육이나 직장 등 생애주기적 관점에서 급하게 이사를 할 이유가 많지만, 이미 서울에 집을 가진 60대 이상은 올해든 내년이든 딱히 상관이 없으니 저렴한 급매물이 드물고, 나와도 금방 소화되는 상황이 계속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침체에다 원자잿값·인건비 상승 등이 맞물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매도자에게 유리한 상황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시는 지난 8월 ‘서울 시내 아파트 입주전망’을 발표하면서 올 하반기 입주 예정물량을 2만3000가구로 예측했다. 앞서 지난 3월 발표한 전망 대비 6235가구 줄어든 수치다. 입주예정물량이 줄어든 게 아니라 내년으로 이월된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지만, 어느 정도 공급 절벽은 불가피한 셈이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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