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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7 (월)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군 “헤즈볼라 요원 납치”…레바논 “유엔 안보리 제소”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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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레바논 주민이 2일(현지시각) 바트룬에서 이스라엘 해군 특수부대가 상륙한 곳을 가리키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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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레바논 북부 해안으로 해상 침투해 헤즈볼라 고위직 요원을 납치해 레바논이 이스라엘은 유엔 안보리에 제소하겠다고 반발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에 대해 “압도적인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해,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고 있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2일(현지시각) “해군 특수부대 병력이 레바논에서 상륙작전을 펼쳐 헤즈볼라 고위직 요원 한 명을 체포했다”며 “그 요원은 이스라엘 땅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군 당국자를 인용해, 납치된 헤즈볼라 요원이 헤즈볼라의 해군 작전을 맡은 인물로 이름이 아마드 암하즈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해군 특수부대가 바다를 통해 레바논에 침투해 요원을 납치하는 작전을 펼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뉴욕 타임스는 이번 작전을 한 부대가 미 해군의 네이비 실과 비슷한 구실을 하는 ‘샤예텟 13’이라고 전했다.



앞서 1일 밤 레바논 국영 매체 내셔널 뉴스는 “정체불명의 병력”이 베이루트에서 북쪽으로 40㎞ 떨어진 해안도시 바트룬 해변에 상륙해서 레바논 남자 한 명을 납치한 뒤 쾌속정에 태워 먼 바다로 나갔다”고 보도했다. 온라인에는 병사들이 등 뒤로 손이 묶인 한 남자를 끌고가는 영상이 올라와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의 설명은 기자들이 이 보도에 대한 입장을 묻자 내놓은 것이다.



레바논 총리 나지브 미카티는 2일 이 사건에 대해 보고받고 유엔 안보리에 제소하라고 외교부에 지시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총리실은 또 레바논군과 유엔 평화유지군(UNIFIL)이 함께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며 “신속한” 조사를 촉구했다.



레바논의 교통장관 알리 하메예흐는 이번 납치 사건이 2006년 전쟁 뒤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안전보장을 규율하는 유엔 결의안 1701호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암하즈가 집 100m 앞에서 납치됐다”며 “납치가 해안으로 상륙한 병력에 의해 이뤄진 것이면 유엔 결의안 1701호를 어긴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아마드 암하즈의 친척은 그가 바트룬에 있는 국영 해양과학기술연구소(MARSATI)의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해양과학기술연구소는 해운업 종사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그는 나이가 30대로 항해사 교육을 마쳤으며 해양과학기술연구소의 교직원들이 잘 아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이 일어난 바트론은 비교적 기독교도가 많이 사는 레바논 북부 해안도시로, 레바논 남부와 달리 이스라엘군의 폭격 등이 별로 없어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는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든 미국이든 적들은 이란과 저항 전선에 가하는 공격에 대해 압도적인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해,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결단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6일 이란 군사시설을 공습해 이란군 최소 4명이 사망했다. 이란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정치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암살 등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에 지난달 1일 탄도 미사일 200발을 쏘며 보복했는데, 이스라엘이 25일 뒤 재보복했다.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의 이란 군사시설 공격 직후인 지난달 26일 “이스라엘 공격을 과장하거나 경시해서는 안 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는데, 이번에 발언 수위가 높아졌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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