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가 2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진행된 가운데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머니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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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중립금리 수준이 1.8~3.3% 범위로 추정된다는 한국은행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3.25%)는 추정치 상단 수준이다.
중립금리는 저축과 투자가 균형을 이뤄 물가를 변동시키지 않고 잠재적인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이론적 측면의 금리 수준을 뜻한다. 중립금리보다 기준금리가 높으면 긴축적, 낮으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본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BOK경제연구: 한국의 중립금리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중립금리 수준은 -0.2~1.3% 범위로 추정된다. 명목 기준으로는 1.8~3.3%이며 중간값은 2.55%다.
팬데믹 이전 중립금리 추정치는 2000년 1분기 1.4~3.1% 수준에서 2020년 1분기 -1.1~0.5%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팬데믹 이후에는 소폭 상승해 올해 1분기 현재 -0.2~1.3%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도경탁 한은 통화정책국 정책분석팀 과장은 지난 5월 열린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해당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은 통화정책국에서 우리나라 중립금리 수준을 연구해 공개적으로 발표한 첫 사례다.
도 과장은 "추정치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팬데믹 이후 중립금리 추이가 상승 전환했는지는 향후 데이터가 충분히 쌓인 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국 중립금리 추정치도 우리나라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이는 △생산성·잠재성장 변화 △인구구조 변화 △안전자산 수요·공급 △글로벌 중립금리의 파급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립금리 추정치는 어떤 변수를 더 중요하게 고려할 것인지 현재 경제 상황이 어떤지에 따라 변동 폭이 큰 편이다. 도 과장은 중립금리 추정과 관련한 문제로 △장·단기 중립금리와 같이 속성이 상이한 중립금리 개념이 존재한다는 점 △추정방식에 따라 추정치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제기했다.
도 과장은 "추정치는 모형에 따라 1~2%포인트 정도 차이가 난다"며 "개별 추정치의 신뢰구간도 넓기 때문에 통화정책 기조 판단에 있어서는 중립금리뿐 아니라 금융상황, 유휴생산능력, 기조적 물가 등 다른 관련 지표를 종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중립금리 변동에는 잠재성장률 같은 대내 요인뿐 아니라 대외 요인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중립금리 향후 경로에는 상방요인과 하방요인이 혼재해있다.
도 과장은 "AI(인공지능) 관련 생산성 증가와 기후변화 대응 등은 상방요인으로 잠재해있는 반면 인구고령화 지속이나 잠재성장률 하락 등은 하방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립금리의 향후 경로는 이런 요인들의 상대적 강도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다양한 방법론을 통해 중립금리 관련 연구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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