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 편지 풀어낸 뮤지컬
37년 짧았던 생의 내면 조명
지난달 관련 서적 3권 출간
TV서도 다큐멘터리 줄이어
‘작품값 1조’ 전시회 곧 시작
엄선된 명작들에 시선 집중
37년 짧았던 생의 내면 조명
지난달 관련 서적 3권 출간
TV서도 다큐멘터리 줄이어
‘작품값 1조’ 전시회 곧 시작
엄선된 명작들에 시선 집중
빈센트 반고흐 ‘자화상’ (1887). MBN |
‘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열풍이 가을 문화예술계로 불어오고 있다. 이달말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 반 고흐 명화전을 앞두고 뮤지컬, 책, TV프로그램 등 다양한 매체에서 반 고흐 관련 2차 창작물이 쏟아지고 있다.
‘자화상’ ‘감자 먹는 사람들’ 등 반 고흐의 명화는 12년 만에 한국에 전격 상륙한다. 19세기를 대표하는 후기 인상파 거장인 그의 대표작을 펼치는 ‘불멸의 화가 반 고흐, THE GREAT PASSION’이 오는 29일부터 내년 3월 16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2차 창작물으로는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창작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가 대표적이다. 10주년을 맞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이 뮤지컬은 반 고흐가 죽은 뒤 동생 테오 반 고흐가 형의 유작전을 준비하며 형과의 편지에 담긴 추억을 서술해 나가는 작품이다.
착한 사마리아인 (들라크루아 원작) |
이 작품의 꽃은 3D 미디어아트다. 반 고흐의 인생은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2차 창작물은 새로워야 한다는 고민이 항상 따른다.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에’ 등 반 고흐 걸작들이 3D 프로젝트 맵핑 기술을 통해 무대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영상으로 펼쳐진다. 반 고흐가 900점 가량의 유화와 1100점이 넘는 스케치를 남긴 만큼 다수의 작품이 무대에 나온다.
무대는 몇 개의 액자 프레임이 걸린 하얀 벽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명한 반 고흐의 방은 미디어아트가 실제 가구와 어울리면서 입체감 있게 표현된다.
미디어아트와 배우 간의 합도 잘 맞는다. 실제 배우가 붓을 한 번 흔들면 배경에 붓칠이 더해진다. 배우가 든 여행가방이나 빈 캔버스에는 디지털 영상이 담긴다.
3D 미디어아트는 반 고흐의 환경과 정신세계도 재현했다. 37세의 짧은 생애 중 예술가로 살았던 10년간 반 고흐의 예술 세계와 내면을 조명했다. 반 고흐가 살았던 까마귀 나는 밀밭, 끌로제 거리 등이 3면 무대 가득 표현된다. 또 미치광이 화가, 그 안의 천재성을 표현하는 심리적 공간은 어둠과 강렬한 조명의 대비를 통해 표현된다.
감자 먹는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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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빈곤을 겪은 반 고흐이기에 뮤지컬에서도 가난은 늘 함께한다. 반 고흐는 “감자 먹는 사람들을 봐. 거칠고 투박하지만 자신의 땀으로 캐고 땅에서 얻은 그 결실을 먹는 손. 그게 내 그림이 말하려는 것”이라고 노래한다.
출연 배우가 2명 뿐인 2인극이다. 턱수염이 있는 배우가 반 고흐이고 다른 1명은 반 고흐의 동생, 아버지, 고갱, 미술계 관계자를 넘나든다. 화려한 미디어아트 속 그나마 2인극이라서 반 고흐의 내면에 잘 집중하게 된다. 유명 가수 선우정아가 뮤지컬 작곡가로 참여해 선굵은 노래를 통해 깊은 울림을 담아냈다.
출판업계에서도 반 고흐는 스테디셀러다. 빈센트는 동생 테오와 688통의 많은 편지를 교환해 원천 소스가 무궁무진하다. 지난 10월 한 달 동안에만 반 고흐를 제목으로 내세운 책 3권이 출간됐다. ‘고흐가 바라본 세상’ 은 반 고흐의 인생 명언을 총정리했고, ‘불멸의 화가 반 고흐’는 그의 삶과 작품을 다뤘고, ‘어제는 고흐가 당신 얘기를 하더라’는 미술 감상하는 법을 소개했다.
TV프로그램에서도 반 고흐를 자주 볼 수 있다. MBN은 4편의 영화와 다큐를 특집 편성했다. ‘고흐, 영원의 문에서’ ‘반 고흐: 위대한 유산’ ‘러빙 빈센트’ ‘세계의 위대한 미술품’ 등 고흐의 인생을 각기 다른 색채로 담아낸 영화와 다큐를 4주 연속 시리즈로 방영 중이다.
이달말부터 열릴 전시는 MBN과 HMG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센터뮤지엄이 주관한다. 네덜란드 국립 미술관인 크뢸러뮐러 미술관과의 협업으로 이 미술관이 소장한 원화 작품 가운데 엄선한 70여 점을 선보인다. 크뢸러 뮐러 미술관은 네덜란드 반 고흐 미술관과 함께 세계에서 반 고흐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양대 기관이다.
국내에서 반 고흐의 원화를 소개하는 전시는 2007년 서울시립미술관, 2012년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 이후 12년 만이다. 전시 기획은 앞선 두 회고전을 모두 총괄했던 서순주 서울센터뮤지엄 디렉터가 맡았다. 당시 82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사상 최다 관람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슬픔에 잠긴 노인 (영원의 문에서) |
이번 전시는 작품 평가액 기준 1조원이 넘는 국내미술전시 사상 최고가의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자화상’ ‘슬픔에 잠긴 노인 (영원의 문에서)’ ‘석고상이 있는 정물’ ‘조셉 미쉘 지누의 초상’ ‘감자 먹는 사람들’ ‘씨 뿌리는 사람’ 등이다. 특히 ‘착한 사마리아인’ (들라크루아 원작)은 반 고흐가 생레미 지역의 정신병원에서 사투를 벌이며 그린 작품으로 반 고흐 최고가 작품 중 한 점으로 꼽힌다.
전시 구성은 반 고흐의 삶을 따랐다. △네덜란드 시기(1881~1885) △파리 시기(1886~1888) △아를 시기(1888~1889) △생레미 시기(1889~1890) △오베르 쉬르 우아즈 시기(1890) 등 반 고흐 작품의 탄생과 변천 과정을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총 5개의 연대기적 테마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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