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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씨익씨익' '그르렁' 그냥 감기 아냐…심상찮은 'RSV 감염증'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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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환자, 4주새 1.9배 증가

전염성 강하고 폐렴으로 이어질 수도

올겨울 다양한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한 달 가까이 인플루엔자 환자가 계속 증가하자 지난 20일부턴 전국에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런 가운데 독감과 같은 호흡기 질환인 RSV(Respiratory Syncytial Virus) 감염증에 대해서도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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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과 세종 지역에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6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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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8일부터 14일까지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220곳을 표본 감시한 결과 RSV 감염증 입원환자는 464명으로 집계됐다. 4주 전 248명과 비교하면 1.9배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부터 본격화한 RSV 감염증 환자 증가세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빠른 추세다.

동절기(10월~3월)에 많이 유행하고, 겨울철에 특히 주의가 필요한 RSV 감염증에 대해 알아본다.

'씨익씨익' '그르렁그르렁' 숨소리 난다면 내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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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V 감염증은 뉴모비리데리과에 속하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병이다. 독감, 코로나19와 함께 4급 법정감염병에 속한다.

RSV 감염증은 독감, 코로나19만큼 위중한 질환이다. 콧물과 인후통, 기침, 가래가 흔하며 코막힘, 쉰 목소리, 기관지 안쪽이 좁아져 나는 '씨익씨익' '그르렁그르렁' 거리는 숨소리(천명)가 특징이다. 다만 다른 호흡기 질환과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구별이 쉽지 않다.

2023년 기준 국내 RSV 감염증 누적 입원환자 수는 1만533명이다. 대한민국 감염병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RSV 감염증 환자는 총 5555명이다. 지난 2~4월에는 대표적인 호흡기 감염병인 인플루엔자보다 높은 발병률을 보이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질환에 대한 낮은 인지도 ▲기침·가래·두통·인후통 등 일반적인 호흡기 감염병과 유사한 증상 등의 이유로 진단 검사가 잘 이뤄지지 않는 측면이 있어 실제 환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말로 전염된 뒤 폐렴 등으로 번질 수도
RSV 감염증은 독감만큼 전염성이 강하고, 특히 고위험군에선 폐렴 등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어 위험하다. 이 때문에 고위험군에서 신체·경제적 부담이 큰 질환 중 하나다.

RSV 감염증의 대표적인 고위험군은 ▲영유아 ▲60세 이상의 고령자 ▲만성 심장 및 폐 질환자 등이다. 영유아의 경우 RSV 감염증에 걸리면 20~30%가 세기관지염, 폐렴 등으로 진행된다. 더 나아가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출생 후 2년 이내에 대부분의 영유아가 RSV 감염을 경험하며 언제든 재발할 수 있어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고령자도 예외는 아니다. RSV 감염증에 따른 대표적인 합병증인 폐렴과 만성 호흡기 질환, 저산소증, 호흡곤란 등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울혈성심부전(CHF) 등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 RSV 감염으로 인해 기저 질환이 악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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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철저히 해야
RSV는 감염자의 코와 입에서 나오는 비말로 쉽게 전파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손 씻기와 기침 예절 준수,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는 생활 습관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RSV 감염증은 아직 감기와 같이 특이적인 치료법(항바이러스제)은 없다. 수액 공급과 해열제 투약 등 보존적인 대증요법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것만 가능하다. 감염병이 유행하는 올겨울, 콧물과 인후통, 기침, 천명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근처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히 진단받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아 추가 전파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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