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는 명품 브랜드 중에서도 최상위로 꼽힌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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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명품 에르메스의 창업자 5대 후손인 니콜라 푸에슈(81)가 자신의 정원사이자 허드렛일을 했던 집사에게 12억유로(18조원) 상당을 증여하려 했던 계획이 잠정 중단됐다. 푸에슈는 에르메스 주식으로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 주식이 사라져 횡령 의혹이 불거진 탓이다.
발단은 지난해 50대 모로코 출신 정원사가 푸에슈의 양자로 들어가는 절차를 밟으면서 시작됐다. 독신가인 푸에슈는 자녀도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푸에슈는 정원사를 '아들', 그의 아내를 '며느리'라고 부를 정도로 가족처럼 대했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정원사 부부가 푸에슈를 각별히 보살피면서 신뢰가 쌓였다. 푸에슈는 지인에게 "과거 인연보다 지금 가까운 사람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자산 18조원 중 최소 절반을 정원사에 주려고 했다.
하지만 푸에슈가 보유 중이던 에르메스 주식 600만주 분실되며 상황이 복잡해졌다. 푸에슈는 1980년대부터 자산 관리인으로 일한 에릭 프레몽을 횡령 범인으로 지목했다. 거주 중인 스위스 내 복지기관에 신고하고 프레몽을 상대로 소송도 제기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에르메스 창업자의 후손인 니콜라 푸에슈는 자식이 없다. 스위스 르비앙 퍼블릭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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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몽은 반대로 모로코 정원사를 의심하고 있다. 정원사가 고령인 푸에슈를 심리적으로 지배해 자작극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프레몽은 '정원사와 그의 배우자가 스위스·스페인·포르투갈 등에 있는 부동산 54개를 챙겼다'고 주장했다. 푸에슈가 당초 자선단체에 기부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갑자기 정원사에게 넘기려는 것도 정원사의 계략이라는 의혹이다.
사라진 주식은 에르메스 지분 전체의 5.7% 수준이다. 푸에슈는 지난해 포브스가 집계한 세계 부자 162위였다.
푸에슈가 갖고 있던 주식은 무기명이라 현재 누가 소유하고 있는지 확인이 어렵다다. 주식 보유자가 배당금을 받더라도 신분이 드러나지 않는 상황이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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