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전문가 “尹 이젠 바꿔야”
그래픽=양인성 |
정대철 헌정회장은 1일 통화에서 “미안한 얘기지만 대통령 지지율이 20% 미만이면 정권을 유지하기가 곤란하다”고 했다. 정 회장은 “배우자 문제가 있지만 윤 대통령 문제가 더 크다.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뜻을 모른다는 것”이라며 “야당을 만나야 국민의 뜻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정치가 거의 실종 상태인데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며 “대통령이 나서서 야당 인사와 시민 대표들을 만나 경청하고 설득해야 하는데 한 번도 그런 적을 못 봤다”고 했다. 정 회장은 “대통령이 지금 앞장서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중진 의원들을 만나서 풀어가야 한다”며 “만나질 않는데 설득과 조정이 있겠느냐”고 했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 통화 녹음에 대해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상식적으로 아무 문제 될 게 없다’고 했는데, 상황 인식을 제대로 못 하는 것”이라며 “전면적인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대통령실이 ‘별문제 아니다’라며 안일한 인식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현실 인식이 가장 필요하다”며 “10%대 지지율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당신이 틀렸다’고 경고를 보내는 것이다. 확실한 사과와 잘못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다른 소장파 의원은 “윤 대통령은 의료·연금·노동·교육 등 4대 개혁의 문을 여는 대통령이 되는 것이 중요한데, 극단적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려 하지 않은 채 ‘개혁을 완성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마이웨이를 고집한다면 이는 공허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위기를 위기로 안 받아들이는 윤 대통령의 인지부조화 상태”라며 “개혁을 못 해서 지지율이 낮은 게 아니라, 지지율이 낮아서 개혁이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임기 반환점을 맞는 11월 10일 전후에 ‘내가 잘못했고 바꾸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며 “재작년 이준석 대표 축출, 작년 강서구청장 선거, 올해 4·10 총선과 7·23 전당대회 때 ‘우리가 이길 겁니다’라고 판단했거나 호응한 대통령실 참모들은 정무적으로 보좌가 안 되는 것이니 다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반응성’이 극히 낮다”며 “국민들이 여러 사안에 대해 문제라고 지적하면 고치든지, 잘못했다든지 반응을 해야 하는데 ‘지켜보자’ ‘뚜벅뚜벅’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라는 무반응이 대통령실의 입장”이라고 했다. 그는 “개별적으로는 명태균씨와 김 여사 문제 등이 있지만, 공통적으론 반응성의 문제”라면 “이건 결국 대통령의 문제”라고 했다. 윤 실장은 “김 여사는 더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김 여사가 국민 앞에서 직접 자기 입으로 그 말을 해야 한다”며 “국민의 요구에 반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지금 당정이 힘을 합해도 모자랄 판에 한동훈 대표와도 저렇게 싸우고 있으니, 윤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들과 보수 지지층이 다 돌아선 것”이라며 “그래도 형님이 (한 대표를) 안아야 한다”고 했다. 유흥수 전 주일 대사는 “윤 대통령이 매번 여론에 밀리고 밀리다 조치를 하며 타이밍을 놓친다”며 “10%대 지지율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이번만큼은 국민에게 맞서지 말고 대통령이 선제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원로들은 오는 3일 비공개 회동을 한 뒤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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