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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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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꺾인 미국 증시?…오늘 밤 고용지표 발표가 변수[오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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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증시가 10월 마지막 날인 31일(현지시간) 대대적인 기술주 매도세에 따라 큰 폭으로 하락했다.

30개 우량주로 구성된 다우존스지수가 0.9% 떨어지고 S&P500지수는 1.9% 하락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2.8% 급락하며 지난 9월3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머니투데이

최근 6개월간 나스닥지수 추이/그래픽=이지혜



이에 따라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는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10월에 월간 기준으로 하락했다. 10월에 다우존스지수는 1.3%, S&P500지수는 1.0% 내려갔다.

나스닥지수는 불과 이틀 전인 지난 10월29일에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이날 급락으로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기준 하락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10월에 0.5% 떨어졌다.

이날 발표된 지난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예상했던 수준으로 나와 증시 하락과 크게 관계가 없었다.

투자자들과 전문가들은 시장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가이던스와 4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날 증시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트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토마스 마틴은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내 견해로는 사람들이 매그니피센트 7과 그들의 실적, 또 불만스럽게 느껴지는 모든 것들을 탓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기술기업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괜찮았다"고 덧붙였다.


빅테크 실적에서 부족했던 것

이번주에는 매그니피센트 7 중 애플과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 등 5개 기업이 실적을 공개했다. 알파벳은 지난 10월29일 장 마감 후 긍정적인 실적을 내놓으며 다음날인 30일 주가가 2.8% 올랐다.

반면 10월30일 장 마감 후에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는 10~12월 분기 매출액 가이던스가 예상치를 소폭 하회하고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의 매출액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둔화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31일 주가가 6.1% 급락했다.

메타 플랫폼스는 지난 30일 장 마감 후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도 자본지출이 내년에도 상당폭 늘어날 것이라고 밝혀 31일 주가가 4.1% 떨어졌다.

31일 장 마감 후에는 애플과 아마존이 실적을 공개했다. 애플은 올 7~9월 분기 아이폰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으나 올 10~12월 매출액 성장률이 한자리수 초중반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하고 있던 6.8% 성장과 비교할 때 다소 실망스러운 것이다. 이에 따라 애플은 이날 장 마감 후에 1.9% 하락했다.

아마존은 올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으나 올 4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는 1815억~1885억달러를 제시해 중앙값이 1850억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1863억달러에 미달했다. 그럼에도 아마존은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6% 가까이 급등했다.


완벽한 실적을 기대한 투자자

글로벌트의 마틴은 증시가 사상최고가 부근에 있을 때는 약간의 실수나 실망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나벨리에 &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인 루이 나벨리에는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기업은 시장 예상치를 상당 수준으로 웃도는 실적과 강력한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주가가 이미 완벽한 실적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이날 증시 하락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증시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과 맞물려 펼쳐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마침내 일주일도 남지 않은 논쟁적인 대선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 분석상 추가 하락 가능

BTIG의 수석 기술적 애널리스트인 조나단 크린스키는 이날 보고서에서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지난 8월 저점에서 시작된 미국 증시의 상승 추세가 꺾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증시의 다음 의미 있는 움직임이 하락세라고 보며 S&P500지수의 합리적인 하락 목표는 5500~5650"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S&P500지수 종가는 5705였다.

다만 이번주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메타, 아마존은 모두 AI(인공지능)에 대규모 자본지출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AI 칩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에는 호재지만 이날 엔비디아까지 4.7% 급락했다.

결국 이날 증시는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에서 아직 뚜렷한 실적 성장세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불안감과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 등으로 투자자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차익 실현에 나섬에 따라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10월 고용지표 발표

이런 점에서 11월1일은 매우 중요한 날이다. 오전 8시30분에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유지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10월 고용지표가 발표되기 때문이다. 고용이 탄탄하게 유지돼야 소비자들이 돈을 쓸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는 10만명 늘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거의 4년만에 최저 월간 증가폭이다. 취업자수 증가폭이 급감한 것은 각각 지난 9월과 10월에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과 밀턴의 영향 때문으로 추정된다.

10월 실업률은 지난 9월과 같은 4.1%를 유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개장 전에는 석유회사인 엑슨 모빌과 셰브론이 실적을 공개한다. 이번주가 지나면 가장 바쁜 어닝 시즌 주간이 마무리되면서 S&P500 기업 가운데 거의 3분의 1이 3분기 실적 발표를 마치게 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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