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에서 에크스파펜션&글렘핑과 무인플러스마트 강화도점을 운영하는 이상환 사장. <부자비즈> |
강화도에서 펜션과 무인마트를 운영하는 이상환 사장(46)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현재 강화도에서 ‘에크스파펜션&글렘핑’과 ‘무인플러스마트 강화도점’을 운영하고 있다. 소상공인의 삶이 편한 건 아니지만 대도시만큼 입에서 단내날 정도로 경쟁하고 뛰어야 하는 건 아니다.
자연 속으로 돌아가 펜션을 창업한 대기업 연구원
대학과 대학원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대기업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그는 직장 생활이 잘 맞지 않아서 회사를 퇴직하고 중소기업을 창업해 제조업에 도전했다. 직장생활도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것도 생각한 것과는 달랐고 만만치 않았다. 결국 부채만 남기고 사업을 정리한 후 다시 취직을 준비하던 그는 아내의 제안으로 강화도에 와서 펜션 사업을 하게 됐다. 펜션은 신규 건축이 아닌 노후화된 펜션을 리모델링해서 운영하는 것으로 결정했다.인천 강화군에 위치한 에크스파펜션&글렘핑 전경. <부자비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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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코로나 기간에도 청정지역인 강화도의 펜션은 영업이 잘됐다. 펜션이 잘되자 내친 김에 24시간 무인마트도 새로 창업했다. 무인마트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서는 무인 주류판매기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무인마트에서 가장 잘 팔리는 게 물과 술이다. 그런데 주류를 판매하려면 신분 확인이 필수다. 마트 운영 초기에는 술을 창고에 넣고 문을 잠궈둔 다음 술을 구매하려는 고객이 전화를 하면 매장에 나가서 신분증을 확인하고 술을 판매했다.
이상환 사장이 운영하는 무인 주류 판매기. <부자비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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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펜션도 함께 운영해야 해 너무 불편했다. 특히 새벽에 고객 연락이 오면 자다가 나가야 했다. 고객 입장에서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운영의 효율성과 고객 편의를 위해서는 성인인증이 가능한 무인주류 판매기가 필요했다.
올해 초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에 지원했는데 다행히 선정됐다. 이 사업을 통해 기술도입비의 대부분을 국비로 지원받아 무인마트에 무인주류판매기를 도입할 수 있게 됐다. 자부담비는 90만원 정도 들었다. 덕분에 주류 매출액이 100% 증가했다.
이상환 사장이 운영하는 ‘에코스파펜션&글램핑’ 주변에는 펜션이 5~6개 정도 있다. 그런데 편의점이나 마트가 가까이 없었다. 도보로 30분 정도는 걸어가야 했다. 그나마 있는 편의점 2개도 밤 10시면 문을 닫는다. 손님들로부터 불편하다는 말을 많이 들은 이 사장은 결국 무인마트를 직접 차려버린 것이었다.
대기업 리조트 부럽지 않은 펜션
무인마트를 창업할 때는 점포 보증금 포함해 4000만원이 들었다. 무인마트가 생기자 가장 기뻐한 사람들은 펜션을 찾는 고객들이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리조트에는 편의점이 있는데 영세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펜션가에는 그런 시설이 없어 불편한 고객들이 많았던 것이다.
이상환 사장이 운영하는 무인마트 외부 전경. <부자비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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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마트를 오픈하기 전에 다른 무인 편의점도 벤치마킹을 많이 했다. 무인마트에서 성공하려면 무인이라고 대충 방치해서는 안되고 제대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무인주류판매기를 도입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무인마트 고객의 80~90%는 ‘에코스파펜션&글램핑’과 인근 펜션의 손님들이다.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기도 한다. 이 사장이 운영하는 무인플러스마트에는 음악도 잔잔하게 흐르고 카페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상환 사장이 운영하는 무인마트 내부. <부자비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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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대기업 편의점은 아니지만 고객들의 구매 성향을 분석해서 인기있고 잘 나가는 제품만 구비하려고 노력한다. 무인마트의 모든 물건은 이 사장이 직접 조달한다. 강화도에는 대형 마트가 없어서 일산 송도 검단까지 가서 장을 봐온다. 고객들의 편의와 즐거움을 위해 요즘 유행해하는 두바이초콜릿이나 밀크 쌀과자도 판매한다. 고객들은 이런 펜션지구에서 유행상품을 만날 수 있다며 신기해 한다.
펜션 사업과 무인마트 운영을 통해 그가 버는 수입은 연 1억원 정도다. 이 사장의 성공비결은 최고의 서비스를 지향하고 고객을 밀착관리하는 것이다. 오전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펜션과 무인마트를 오가며 서비스 만족과 고객의 불편을 살핀다. 덕분에 하루에 2만보 가량을 걷는 이상환 사장은 자연속에서 열심히 일 하니 건강 걱정도 없다고 말한다.
화장품도 숙박도 인디브랜드가 뜨는 시대다. 조금 모자라고 작은 것이 오히려 경쟁력이 되는 디지털 전환 시대, 스마트기술은 아날로그를 강점으로 가진 인디 소상공인들의 단점과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는 훌륭한 도구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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