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행사는 탈원전 정책으로 황폐화된 우리나라 원전 산업의 생태계를 복원하는 본격적인 발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행사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는 정치로 인해 원전산업의 미래가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기반을 확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탈원전 정책의 피해는 심각했다. 안정적 전력공급에 비상이 걸렸고 관련 업계 매출은 급감했다. 산업현장 인력 이탈과 원자력 관련 학과 지원자 감소 등 인재양성도 차질이 생겨 원전생태계가 다 무너지다시피 했다. 국내 원전산업의 국제 경쟁력도 탈원전에 따라 퇴색해갔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신한울 원전 준공 및 착공을 원전생태계 복원과 K원전 수출 확대에 다시 박차를 가하는 ‘원전 르네상스’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원전생태계 복원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의 전력 수요 폭증이나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 같은 기후 통상 장벽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원전 건설과 가동, 운영까지 일관된 체계를 확보한 국가는 전 세계에서 미국과 한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손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 9월 프랑스를 제치고 체코 정부와 합의한 24조원 규모의 원전 수출은 바로 그런 우리의 능력을 세계에 널리 알린 쾌거였다.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향후 원전생태계 확장 및 시장 확대에 민관이 모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럼에도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전히 원전생태계 복원에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가백년 대계인 에너지 정책이 다시는 정권 입맛에 따라 뒤집어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은 기존 원전을 안전하게 쓰기 위해 관련 법과 제도를 손질하고 있다. 우리도 이들처럼 원자력산업지원특별법 등 관련법을 서둘러 제정하고 중장기 원전 로드맵도 마련해 원전 르네상스를 뒷받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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