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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유영철, 피해자 귀신 나타나 잠 못 잔다고 호소” 교도관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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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연쇄살인마 유영철. /조선일보DB


1년간 노인과 부녀자 20여명을 살해한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유영철의 수감 생활 일부가 공개됐다.

유영철과 매주 4시간씩 7년간 면담을 진행했던 이윤휘 전 교도관은 지난달 31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유영철이 수감되고 얼마 뒤 시뻘게진 눈으로 교도관을 찾았다고 했다.

이씨는 “유영철이 요즘 잠을 못 이룬다고 하더라”며 “이유를 물어봤더니 피해자들이 밤마다 귀신으로 나타난다고 했다”고 전했다. 독거실 내 화장실 쪽 천장 밑에서 유영철에게 살해당한 3~4명의 피해자가 귀신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씨는 “유영철이 그 때문에 잠을 못 자서 하루 일과가 너무 피곤하다고 얘기했다”고 기억했다.

유영철의 기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유영철이 저지른 살인 사건으로 세 가족을 잃은 유족 고모씨는 “유영철이 잡힌 뒤 다리에서 투신하려고 했는데, 내겐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을 위해 살아야 했다”고 말했다.

신앙인인 고씨는 유영철을 용서하기로 하고 영치금을 넣어주고, 면회도 하러 갔다고 한다. 하지만 유영철은 면회에 응하지 않았다. 이씨는 “유영철 방에 들어가서 ‘왜 안 나가냐? 나 같으면 무릎 꿇고 반성하고 회개하고 용서를 구할 텐데 왜 그분을 안 만나려고 하느냐’고 질문했다”고 했다. 그러자 유영철은 고씨에게 가족이 살해된 과정을 설명하려는 의도를 보였다.

이씨는 “가족 세 분이 자신으로부터 피해를 봤는데, 어떻게 그런 사람 앞에서 용서를 구하지는 못할망정 어떻게 살해됐는지 말할 마음을 갖고 있을까. 저는 그 말을 듣고 이 친구가 정말 사이코패스구나 느꼈다”고 했다.

이씨는 또 유영철과 상담하는 과정에서 아직 찾지 못한 피해자 시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유영철은 경부고속도로 주변에 시신을 묻었고, 현장 검증 때 그 지역까지 갔으나 결국 시신을 못 찾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씨는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한 서너명의 여인들이 계속 교도소 방에서 보여서 (유영철이) 잠을 못 이룬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유영철이 언제 사형 집행을 당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찾지 못한 시신이 있다면 4명이든, 10명이든 간에 지금이라도 좀 더 검찰 조사에 협조해서 그분들의 시신을 다 찾아 영혼을 달래고, 피해자 가족들에게 유품이라도 전해줄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유영철은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서울 시내에서 17차례에 걸쳐 노인과 부녀자 등 21명을 연쇄살인하고 방화, 시체 유기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피해자 사체 11구를 토막 내 암매장하고 3구는 불에 태우는 등 범행 방식도 엽기적이었다. 2005년 사형이 확정되어 수감 중 성인 잡지를 반입한 것이 걸려 이를 뺏으려는 교도관을 폭행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동안 대구교도소에 머물던 유영철은 작년 서울구치소로 이감됐다. 서울구치소에는 현재 유영철을 비롯해 강호순, 정두영, 정형구 등 연쇄 살인범 사형수들이 수감되어 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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