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곧 도착해요” 50m 남기고 참변…유족 “마지막 통화일 줄이야”

광주 아파트 단지 내 사고 현장. [사진 = 연합뉴스]

광주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초등학생이 청소 차량에 치여 숨진 가운데 유족은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특히, 사고 당시 운전자가 혼자 작업하고 있던 걸로 확인되면서 안전 규정에도 허점이 드러났다.

31일 광주 북부경찰서는 재활용품 수거 차량 운전 중 초등생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로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30일 오후 1시 20분께 광주 북구 신용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후진하다가 걸어오던 초등생 B(7)양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다.

이날 JTBC가 공개한 목격자 촬영 영상에는 A씨가 몰던 차량이 아파트 단지 내 인도 위로 올라와 후진하는 순간 뒤에서 B양이 걸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A씨 차량은 계속 후진하더니 그대로 B양을 덮쳤다.

사고 차량은 페트병을 싣기 위해 분리 수거장으로 후진하던 중이었는데 비상등이 켜지거나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안전수칙만 지켰더라도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라며 울분을 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사고 현장에는 B양을 추모하기 위한 공간이 마련, 국화와 과자 등이 놓였다. B양 또래 아이들은 초콜릿, 젤리 등을 손에 쥐고 추모 공간을 찾았고 “친구야 아프지 마”라는 등의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 = 연합뉴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변을 당한 B양은 엄마에게 “곧 도착한다”는 전화를 마지막으로 끝내 집에 돌아갈 수 없었다.

그는 집까지 불과 50m를 남긴 아파트 단지 내 인도에서 후진하던 5톤 재활용품 수거차량에 치여 숨졌다.

A씨는 후방 카메라 대신 사이드 미러를 보다 뒤에서 걸어오던 B양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는데, 당시 홀로 작업 중이었다.

지자체의 위탁을 받은 생활폐기물 수거업체는 3명이 1조를 이뤄 작업해야 하지만 아파트와 계약을 맺은 수거업체에 대해서는 안전의무 규정이 따로 없다.

엄마는 통화 후 30여 분이 지나도 B양이 집에 돌아오지 않자, 집 밖으로 찾아 나섰고 사고 차량 밑에서 딸의 신발과 책가방을 발견했다.

차량에 치였다는 소식을 듣고 딸의 얼굴이라도 확인하고 싶었으나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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