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 79조원… 사상 최고 기록
HBM4도 복수 고객사와 맞춤형 준비
투자 통한 고부가 가치 제품 집중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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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은 피했다." 31일 삼성전자의 3분기 확정실적에 대한 대체적 평가다. 외견상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지만, 핵심 사업인 메모리 사업부에서 SK하이닉스에 견줄 정도 실적을 냈다는 점에서다. 무엇보다 HBM 분야에서 엔비디아 퀄(품질 테스트) 통과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힌 점은 고무적이다. '주요 고객사'라고 표현했지만,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공급 관련 "유의미한 진전이 있다"고 표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선 향후 실적 개선을 위한 반등의 불씨는 일단 살렸다고 평가한다. 다만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의 부진이 계속되는 점은 여전히 난제다.
◇메모리 영업이익 '7조원 육박'
이날 삼성전자가 밝힌 3분기 매출은 79조987억원, 영업이익은 9조1834억원이다. 매출은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부진했다. 최대 관심사인 반도체 이익은 3조8600억원으로 4조2000억원 정도 될 것이란 당초 기대를 한참 밑돌았다. 삼성은 이에 대해 메모리 쪽만 놓고 보면 선방 수준의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최소 1조2000억원인 성과급 충당금 적립액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었다고 한다. 여기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LSI 적자 규모가 1조 중후반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두 가지 마이너스 요인을 감안하면 메모리사업부 영업이익은 7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라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이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익(7조300억원)에 크게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엔비디아 HBM 공급 가시화
메모리 분야가 나름 선방한 배경은 HBM과 DDR5 등 고부가 칩 판매가 괜찮았던 데 있다. 이날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을 통해 삼성전자는 "3분기 HBM 매출이 전분기 대비 70% 이상 증가했고, HBM3E 매출 비중은 10% 초중반대까지 올라왔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사업화 지연이 있지만, 4분기 HBM3E 매출 비중은 50%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신 칩인 HBM3E에서 생각보다 못하고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특히 초미의 관심사였던 엔비디아 공급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복수 고객사를 대상으로 HBM3E 8단, 12단 제품 모두 양산 판매하고 있다"며 "주요 고객사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과제에 맞춰 HBM3E 개선 제품도 준비 중이며, 내년 상반기 양산화를 위해 고객사와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여기서 '주요 고객사'는 엔비디아로 추정된다. 이르면 4분기, 늦어도 내년 1분기 중 엔비디아 공급을 시작할 것이란 설명이다. 6세대 HBM4 양산도 내년 하반기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HBM4와 관련해선 "복수의 고객사와 맞춤형 HBM 사업화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내년 HBM 투자 늘린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올해 경쟁사(SK하이닉스) 물량만으로 자사 소비량을 충족할 수 있었던 최대 GPU 업체(엔비디아)가 내년 수요를 대비해야 하는 4분기에 는 삼성전자 HBM3E 8단에 대한 구매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투자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HBM 사업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올해 연간 시설투자는 작년보다 3조원 이상 늘어난 56조7000억원. 이 중 반도체 투자가 47조9000억원이다.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시설투자를 하기로 했다. 삼성 측은 "설비투자는 증설보다 전환 투자에 초점을 둘 계획"이라며 "기존 라인에 대해 1b 나노D램 및 V8·V9낸드로 전환을 가속화해 수요 모멘텀이 강한 선단공정 기반 고부가 가치 제품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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