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등축제서 분실 휴대전화 경찰이 찾아준 호주인 "신세 갚겠다"

진주경찰, 와이파이 추적해 찾아…귀국 후 '밥이라도 대접하고파' 메시지

앤 스톤 씨와 비봉지구대 경찰들 [앤 스톤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진주=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유등축제를 관람하려고 경남 진주를 찾았다가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외국인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경찰이 되찾아주자 고마운 마음으로 한국과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밝혀 훈훈함을 주고 있다.

31일 진주경찰서 비봉지구대에 따르면 호주인 앤 스톤(Anne Stone) 씨는 지난 13일 유등축제 관람을 위해 진주를 찾았다.

남강 일원에서 진행된 축제 현장을 둘러보던 그는 그만 옷 안에 넣어둔 휴대전화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당시 스톤 씨는 부산의 한 호텔에 머물다 당일치기로 진주에 온 상황이었는데 휴대전화 케이스에 현금과 신용카드 등이 모두 들어있어 꼼짝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드넓은 축제 현장에서 휴대전화를 찾을 방법이 없어 결국 매표소를 찾아가 직원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후 직원 신고를 받은 비봉지구대 여장현 경사는 동료 3명과 함께 출동했다.

원활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인터넷 번역기로 상황을 파악한 여 경사는 스톤 씨의 동선을 토대로 휴대전화를 찾기 시작했다.

1시간가량 수색을 이어가도 휴대전화를 찾지 못해 방법을 고민한 여 경사는 와이파이 연결 기록을 추적해 축제장 인근의 휴대전화 신호를 잡아냈다.

신호가 있는 곳으로 가보니 한 행인이 스톤 씨의 휴대전화를 길에서 주워 분실물 신고센터로 가져가던 중이었다.

다행히 스톤 씨의 카드와 현금 등도 그대로 있었다.

감격한 스톤 씨는 자신을 도와준 경찰들에게 거듭 감사함을 표하며 사진까지 함께 찍은 뒤 떠났다.

스톤 씨는 귀국한 뒤에도 한국에 사는 지인을 통해 '그간 있었던 한국 방문 중 가장 인상 깊었다. 어떻게든 신세를 갚고 싶다. 다시 한국을 찾으면 밥이라도 한 끼 대접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드라마 등 한국 문화를 너무 좋아해 일 년에 두번가량 한국을 직접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 경사는 "스톤 씨는 휴대전화를 되찾고 어찌나 기뻐하던지 주변에 사람들이 많은데도 고맙다며 뺨에 키스까지 해줬다"며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간직하며 계속 애정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home12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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