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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아파트 부럽지 않아요"…빌라관리 매니저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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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 번1동 빌라관리 매니저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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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 빌라관리 매니저로 근무 중인 심상수(65) 씨. /김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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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김해인 기자] "주민들이 출근할 때 깨끗하고 좋은 길로 가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아침에 서둘러서 동네를 청소하느라 바쁩니다."

정년퇴직 이후 지난해 3월부터 강북구 빌라관리 매니저로 근무 중인 심상수(65) 씨는 매일 오전 7시면 번1동 주택가로 나와 동네 구석구석을 살핀다. 공원 쓰레기를 정리하고, 자전거를 타고 골목길 끝까지 구석구석 청소한다.

강북구는 전국 최초로 구 직영으로 빌라 청소·순찰·주차·공동시설 관리 등을 지원하는 빌라관리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3월 번1동에서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 7월 본사업부터 수유2동, 미아·송중동으로 관리 구역을 확대했다.

30일 오후 번1동 샛강상상어린이공원에 위치한 빌라관리소 앞에서 기자와 만난 심 매니저는 세발 자전거를 끌고 순찰에 나섰다. 자전거 뒤칸 바구니에는 쓰레기봉투와 청소도구가 담겨 있었다.

'빌라관리 참여주택' 명패가 달린 빌라 주변을 관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참여주택이 아닌 곳도 살핀다. 비나 눈이 내려도 무조건 밖으로 나가서 배수구를 확인한다. 마음 속으로 주민들과 한 약속을 꼭 지키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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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 빌라관리 매니저로 근무 중인 심상수(65) 씨는 불법 쓰레기나 폐기물이 있으면 직접 사진을 찍어 동주민센터 담당자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김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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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쓰레기나 폐기물이 있으면 직접 사진을 찍어 동주민센터 담당자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도로가 움푹 패여있으면 120다산콜센터 앱에 신고한다.

관리구역을 함께 걸어보니 휴지 조각 하나 없을 만큼 깨끗했다. 당초 상가나 공사장 주변이 특히 지저분했지만, 빌라관리를 시작한 이후 쓰레기 양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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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 빌라관리 매니저로 근무 중인 심상수(65) 씨와 관리구역을 함께 걸어보니 휴지 조각 하나 없을 만큼 깨끗했다. 세발 자전거를 타고 골목을 살피고 있는 심 매니저. /김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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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처음 시범사업 할 때는 쓰레기 양이 많아서 (쓰레기봉투가) 세통은 나왔는데, 요즘은 한통이 채 안 나온다"며 "주민들도 쓰레기를 덜 버린다. 이제 골목을 깨끗하게 유지하려는 문화가 생겼다"고 떠올렸다.

이어 "나름 마을관리사라는 생각을 하고 아파트처럼 관리해주려고 한다"며 "동네에 도움이 되고 환경이 좋아지는 데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어 의미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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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 빌라관리 매니저로 근무 중인 심상수(65) 씨의 사명감은 남다르다. 메모장에 적어둔 그의 다짐. /김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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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관리사무소 '원년 멤버'인 그의 사명감은 남다르다. 메모장에 '주민들이 우리 동네가 깨끗해서 살기 좋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매니저가 성실히 근무하고, 친철하고 겸손하게 주민과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고 적어뒀다.

심 매니저는 "작은 변화일지라도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 보람있다"며 "사람들이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이웃들과 친해지고, 독거노인 등과 소통도 하게 되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구는 빌라관리사무소 사업구역을 모든 동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동별 주거현황과 예산 등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빌라관리 매니저는 서류·면접심사를 거쳐 사무소 1곳당 3명을 기간제 근로자로 선발한다. 근무 시간은 평일 2명 2교대, 주말 1명 전담이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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