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기자회견 평가
채 상병 특검법 추진 계획 안 꺼내
김여사 특검도 별다른 언급 없어
韓 “문제 해결 위해 뭉치고 단결”
윤상현 “朴 탄핵 때와 상황 비슷”
野 “알맹이 없는 맹탕 회견” 비판
이재명 “빨리 만나 현안 논의하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당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 해소 등 대통령실에 변화를 촉구해왔는데 어떤 성과를 얻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국민 눈높이에 맞추기만 하면 등 돌린 민심을 금방 회복할 수 있다며 정부·여당의 쇄신을 재차 촉구한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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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한 대표는 “지금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다음은 없다”, “우려와 실망을 해결하지 못하면 개혁 추진은 어렵다”며 쇄신 메시지를 내는 데 주력했다. 한 대표는 특히 “특별감찰관이 있었다면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지금의 문제가 많이 안 생길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특별감찰관 임명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날 경기 화성에서 열린 서울·인천·경기 기초의원 연수에 참석해 “우리는 수도권에서 사랑받지 못하면 정권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27일 청년 100명들의 질문에 즉석에서 대답하는 ‘역면접’ 행사를 가진 데 이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행보에 박차를 가한 것이다.
◆채 상병·김건희 특검에는 말 아껴
그러나 한 대표의 기자회견을 두고 예상보다 쇄신 의지가 선명하게 부각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 대표는 취재진이 제3자 추천 방식 채 상병 특검에 대해 묻자 “여러 번 말했지만 입장 바뀐 게 없다”고만 답했다. 제3자 추천 방식 채 상병 특검은 한 대표가 지난 6월 전당대회 출마 일성으로 내세운 대표 공약이다. 그러나 한 대표는 채 상병 특검법 추진 계획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한 대표는 또 ‘특별감찰관 감찰 범위에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은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지 않나’, ‘자체 김 여사 특검법 발의 의사가 있나’ 등 김 여사 특검 필요성에 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한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대통령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데 머문 것이다.
야권은 일제히 “알맹이 없는 맹탕 기자회견”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특검 말고는 김 여사 문제를 국민께서 납득할 수준으로 풀 방법이 없다. 변죽만 울리는 꼼수를 중단하길 바란다”고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약속했던 것 중 왜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는지 심각하게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혁신 대장정 제12차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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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선 “통합의 메시지 내야”
여당에선 한 대표가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해 윤·한 갈등, 당내 분열상을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친윤(친윤석열)계 강명구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옛말에 ‘혼자만 잘살면 무슨 재미인가’라는 말이 있다”며 “한 대표가 함께 손잡고 통합의 메시지를 내면서 앞으로 나아가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계파색이 옅은 윤상현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수의 혁신과 통합’ 세미나를 열고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똑같다. 분열은 결국 탄핵을 부른다”며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 해소를 위해 대통령의 변화와 한 대표의 전략적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했다.
그러나 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뭉치고 단결하겠다”며 필요하다면 갈등도 감수해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당내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거칠다’는 지적에 대해 “문제 해결과 진전은 돌다리를 건너뛰어야 할 때도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개최하기로 한 2차 회담에 대해선 “그간 미뤄왔던 민생법안들을 좀 더 추려보고 대승적으로 합의해보자는 말을 하게 될 것 같다”며 “이 대표를 만나면 그런 논의를 진지하고 실용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한 대표가 여의도 사투리 싫어한다고 들었는데, 말만 하고 나중에 하지 않거나 말을 바꾸는 것이 대표적 여의도 사투리”라며 “최대한 신속히 만나 국민 눈높이에 맞게 시급한 현안들 몇 개라도 처리하길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김병관·김나현·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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