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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수)

98만원에 산 신생아 300만원에 되판 브로커…法 “원심 너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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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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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에게 신생아를 사들인 뒤 다른 여성들에게 웃돈을 받고 되판 20대 브로커가 항소심에서 더 높은 실형을 선고받았다.

29일 인천지법 형사항소3부(부장판사 최성배)는 아동복지법상 아동 매매 혐의로 기소된 브로커 A 씨(25·여)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을 매도해서 경제적 이득을 취해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이 범행으로 피해 아동들은 신체적·정서적으로 매우 위험한 환경에 처할 가능성이 있었고, 실제 일부 피해 아동은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출생신고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해 보면 원심의 피고인에 대한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신생아를 A 씨에게 판 미혼모 B 씨(27·여) 등 2명과 A 씨에게 돈을 주고 미혼모들의 신생아를 넘겨받은 C 씨(57·여) 등 4명에게는 1심과 같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A 씨는 2019년 8월 24일 B 씨가 입원한 병원에서 병원비 98만 원을 대신 지불한 뒤 B 씨의 생후 6일 된 딸을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A 씨는 같은 날 인천 한 카페에서 C 씨를 만나 자신이 친모 행세를 하며 B 씨의 딸을 팔았고 300만 원을 받았다.

앞서 약 한 달 전 B 씨는 인터넷에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생겼는데 키울 능력이 되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

A 씨는 이 글을 보고 “남편이 무정자증이라 임신할 수 없어 아이를 데려와 키우고 싶다”며 B 씨에게 접근했다. 이어 입양을 원하던 C 씨에겐 자신이 임산부인 것처럼 속여 “아이를 출산한 뒤 입양 보내고 싶다”고 연락했다.

C 씨는 아이의 출생신고가 어려워지자, 아이를 베이비박스에 유기했다. 아이는 다른 가정에 입양돼 현재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같은 해 7월 유사한 수법으로 136만 원에 산 신생아를 다른 여성에게 돈을 받고 판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2022년 10월에도 아동 매매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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