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당사자 건설적 역할 필요 되풀이
그러나 속으로는 상당히 불쾌할 수도
북중러 한묶음으로 엮이는 것 불원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선 파병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중국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하고 있다./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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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젠(林劍)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안보 당국자가 '1만명의 북한군 병력이 훈련 중에 있다. 고위 장성을 포함한 북한군이 몇 주 안에 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은 한국이 '중대한 안보 위협'이라고 보는 북러 군사 협력에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그저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고만 말했다. 북러 군사 협력에 대한 질문의 요지는 분명했으나 의도적으로 즉답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이어 린 대변인은 "각 당사자가 국면 완화를 추동해야 한다는 중국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힘써야 한다는 입장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이를 위해 계속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군의 러시아 내 배치에 대해 중국이 파악하고 있는 정보' 및 '북한의 파병으로 더 긴장될 한반도 정세에서 중국이 할 수 있는 역할' 등을 묻는 후속 질문에도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대신 "중국은 시종 반도(한반도)의 평화 및 안정 수호와 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 추동이 각 당사자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고 인식해왔다"고 언급하면서 평소의 원론적인 입장은 피력했다.
린 대변인은 이외에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 내 북한군 배치에 관해 논의했다고 했다. 공유할 내용이 있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는 "나는 관련 상황을 알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다.
세계적인 안보 이슈로 떠오른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 질문이 나올 때마다 피력하는 중국의 최근 대외적인 입장은 확실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종전 공식 답변을 되풀이하거나 '모른다'고 답하는 등 거리를 두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유는 당연히 있다고 해야 한다. 무엇보다 경제 및 무역 등 영역을 중심으로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온 북한이 러시아에 바짝 다가서면서 '준(準)동맹' 성격의 조약까지 맺은 것이 마뜩치 않다. 여기에 '한미일 대 북중러' 같은 서방과의 대결 구도에 끌려들어가는 상황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것 역시 이유로 부족함이 없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공식 방문하는 등 북러 군사 협력이 속도를 내고 있음에도 계속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는 것이 중국이 처한 현실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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