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4개월 만에 7만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대통령선거 양대 후보가 모두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공약을 내세우면서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자금 유입이 계속된 영향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을 염두에 두고 관련 자산에 투자하는 '트럼프 트레이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비트코인 반감기 등 중장기 상승 요인도 겹쳐 1억원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9시 기준 7만1378달러(약 9893만원)로 하루 새 4% 넘게 상승했다. 이날 오전 한때 7만1450달러(약 9903만원)로 1억원에 근접했다. 비트코인이 7만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6월 7일(7만769달러) 이후 처음이다. 다만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3월 14일 7만3750달러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업계에 강한 규제를 이어 온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가상자산 업계는 SEC의 고소·고발이 계속되며 타격을 입고 있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SEC의 입장 변화가 예상돼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상대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가상자산 시장에 친화적인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이 덕분에 민주당이 승리하더라도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자금 유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연말에 비트코인 가격이 12만5000달러(약 1억7320만원)에 달할 것이며, 해리스 부통령 당선 시에도 현재 시세보다 높은 7만5000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의사를 밝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행보에 따라 가격이 출렁이는 도지코인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14.9% 상승했다. 이 역시 대선 결과가 나온 후 상승을 노린 투자자들이 몰린 결과로 해석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이고 지난 4월 비트코인 반감기가 발생한 것도 중장기적인 가격 상승 요인이다. 미국 대선이 열리는 다음달 5일에 이어 6일에는 연준의 금리 결정이 예정돼 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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