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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화)

출범 한달 만에 ‘포스트 이시바’…고이즈미-다카하시 경쟁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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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27일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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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실질적으로 참패하면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취임 한달도 안 돼 위기를 맞았다. 당내에서는 벌써 ‘포스트 이시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자민당은 총선 다음날인 28일 누리집에 “이시바 총재가 ‘국민 심판을 겸허하고 엄중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제1당을 유지한 만큼 우리 당을 중심으로 정권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예상을 넘는 참패 속에서도 이시바 총리가 당과 정부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당 차원에서도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중의원 선거 하루 만인 이날 이시바 체제에 대한 ‘위기론’을 건너뛴 채 곧바로 ‘퇴진론’도 거론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중의원 선거에서 연립여당인 자민-공명당이 과반을 하지 못하면서 자민당에 이시바 총리 퇴진론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 고이즈미 신지로 선거대책위원장이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며 사임 의사를 밝히자 이시바 총리가 이를 수용했지만, 당 내부에서 “선거대책위원장만으로는 안 되고 총리와 당 (2인자 격인) 간사장이 동반 퇴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다음달 초 새 총리 선출 선거가 국회에서 예정된 상황에 당장 이시바 총리 퇴진은 현실적이지 않다. 하지만 가뜩이나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이시바 총리의 장악력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틈으로 고이즈미 선거대책위원장과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이 ‘포스트 이시바’ 후보로 벌써 떠오르고 있다. 고이즈미 위원장은 지난달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9명 후보 가운데 의원 지지를 가장 많이 얻는 저력을 발휘했다.



당내 기반이 탄탄한데다 대중적 인기도 높다. 자민당 ‘킹 메이커’로 알려진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의 지원도 받고 있다. 자민당 총재 선거 경쟁자였던 이시바 총리의 요청으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헌신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도 받는다.



극우 성향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고이즈미 위원장과는 전혀 다른 색깔로 당 총재 자리를 노리고 있다. 지난 총재 선거 결선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패한 뒤 당 총무회장직 제안을 거절해 ‘차기’ 자리를 벼른다는 관측이 많았다. 그는 이번 총선 선거운동 기간 자민당 내에서도 비교적 보수적으로 꼽히는 후보들 지원 연설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아소 다로 당 최고 고문이 그를 지원하며 “이시바 총리의 재임 기간이 짧을 것인 만큼 (차기 자리를 위해) 동료를 많이 만들어두라”는 조언을 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시바 체제에서 변방으로 밀려난 옛 아베파 세력과 힘을 합치면 취임 초부터 흔들리는 이시바호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의원 선거 패배로 자민당에 찾아온 초대형 위기가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에게는 예상보다 일찍 찾아온 ‘기회’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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