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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월)

"리눅스가 OS표준 됐듯이…AI도 결국 오픈소스가 살아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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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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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의 역사가 그랬듯, 인공지능(AI) 기술 또한 오픈소스로 나아갈 것이다."

레드햇의 클라우드 솔루션, 인공지능(AI) 서비스 등을 총괄하는 아셰시 바다니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급변하는 AI 생태계에서 오픈소스 기술의 중요성을 이같이 설명했다.

AI 기술이 전 세계의 기술 트렌드가 된 가운데, AI에 있어서도 오픈소스의 역할이 짙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운영체제(OS) 측면에서 개발자 리누스 토르발스가 1991년 개발한 '리눅스'가 하나의 범용 표준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말이다.

오픈소스는 이름 그대로 소스 코드가 공개돼 있는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개발자들이 참여해 소프트웨어의 새로운 기능이나 오류 등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레드햇은 리눅스와 같은 오픈소스 기술 기반의 솔루션을 제공하며 성장해온 기업이자 오픈소스 생태계를 이끌어온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다. 1993년 설립된 레드햇은 2019년 330억달러에 IBM에 인수됐으며, 이는 당시 기준 미국 테크 기업 인수·합병 중 역대 세 번째 규모였다.

레드햇은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와 같이 오픈소스 기술을 기반으로 자사의 기술 지원 등을 결합해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서버와 클라우드 같은 인프라스트럭처에서 활용되는 운영체제와 플랫폼 기술 전반을 지원한다.

일반 소비자는 레드햇에 생소할 수 있으나, 일상에서 사용되는 많은 서비스들의 뒤에는 레드햇의 기술이 있다. 바다니 CPO가 레드햇을 "보이지 않지만 없으면 살기 불편해질 수밖에 없는 배관 시스템 같은 존재"라고 설명한 이유다.

레드햇도 AI 확산에 발맞춰 기업에 최적의 AI 인프라 구동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기업들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AI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인 '오픈시프트 AI', 기업들이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서비스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 AI(RHEL AI)' 등이 주요 서비스다. 이 과정에서 레드햇은 IBM리서치와 협업해 IBM의 LLM인 '그래니트(Granite)' 제품군을 레드햇 플랫폼에서 오픈 소스로 지원한다. 바다니 CPO는 "그래니트 모델의 성능은 라마, 미스트랄 등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IBM과의 협력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IBM의 AI 관련 솔루션이 레드햇 플랫폼에서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최적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픈소스 AI가 갖는 강점에 대해 바다니 CPO는 "많은 기업은 자사의 내부 데이터가 AI 모델 훈련에 사용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데이터의 출처에 대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등 보안 측면을 기업들이 유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 또한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다. 레드햇과 IBM리서치는 비용 효율적인 작은 크기의 그래니트 모델도 지원한다.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AI 모델의 성능을 개선해나갈 수 있는 '인스트럭트랩'도 레드햇과 IBM리서치의 협업의 결실이다. 인스트럭트랩은 기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처럼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AI 모델을 제작하거나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다. 가령 천문학 지식을 갖춘 전문가라면, 인스트럭트랩상에서 IBM의 그래니트 모델에 자신이 가진 지식을 학습시켜 모델을 고도화할 수 있다.

레드햇은 이달 연례 행사인 '레드햇 서밋 커넥트 서울 2024'를 개최하는 등 한국 시장에도 집중하고 있다. 대한항공 등이 레드햇의 주요 고객사다. 국내에서 레드햇의 구체적인 성과는 공개되지 않지만,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바다니 CPO는 "수년간 한국 고객과 만나왔다"며 "한국은 기술에 대한 채택이 급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정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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