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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 (일)

퀴어 영화 최전선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내달 7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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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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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을 동고동락하며 황혼을 맞았던 레즈비언 커플이 한 사람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이별을 하게 된다. 법적인 불허를 뚫고 부부가 되어 살면서 가족들의 인정까지 받게 된 이들이지만 죽음 이후 예상하지 못했던 갈등에 휘말린다.



퀴어 영화의 최전선을 보여주는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14회 축제가 홍콩 레이 영 감독의 ‘모두 다 잘될 거야’를 개막작으로 다음달 7일부터 일주일간 열린다. 씨지브이(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30개국 104편이 상영된다.



올해 개막작 ‘모두 다 잘될 거야’는 현재 아시아 성소수자 인권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인 동성 결혼의 주제를 전면에 다뤘다. 특히 기존의 동성 결혼 주제 영화들이 제도 또는 정부와 싸우는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 작품은 가족 안의 문제를 다루며 사회 시스템과 함께 사적인 영역의 문제까지 깊이 있게 다룬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서 처음 공개돼 최우수 장편 퀴어 영화 작품상인 ‘테디상’을 수상했다. 레이 영 감독은 올해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하며 ‘컷 슬리브 보이스’ ‘프론트 커버’ ‘아저씨×아저씨’ 등의 다른 연출작도 상영한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다른 단체와 연대하는 오픈 프라이드 섹션이다. 지금까지 양심적 병역거부, 동물권, 난민, 탈핵 등의 주제로 시민단체들과 연대해온 반면 이번에는 정부와 연대한다. 프렙(PrEP), 즉 에이치아이브이(HIV) 예방 요법을 주제로 질병관리청, 대한에이즈학회 등이 만든 액팅 그룹과 손을 잡았다. 영화제 쪽은 “우리나라에서도 프렙을 활성화해 에이치아이브이 신규 감염률을 낮추고 에이즈를 더는 혐오와 공포의 대상으로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번 섹션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승환 프로그래머는 한겨레에 “지금까지는 에이치아이브이에 대한 오해나 편견을 불식하기 위해 논쟁하고 설득하려는 시도가 많았는데 성과가 크지 않았다”면서 “예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게 더 나은 방법이 아닐까 해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부문에서는 아일랜드 영화 ‘비밀을 이야기하는 방법’과 비틀스를 발굴하고 키워낸 브라이언 엡스타인을 다룬 ‘마이다스 맨’ 등을 상영한다. 또 부대행사로 무료 익명 에이치아이브이 검사, 프렙 유저와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 등이 진행된다.



홍콩 퀴어 영화 특별전에선 홍콩 퀴어 영화 다섯편을 소개한다. 1990년대 전후의 대표적인 퀴어 명작인 ‘해피 투게더’ ‘패왕별희’, 관금붕(관진펑)의 ‘란위’와 2020년대에 나온 ‘내가 처음으로 사랑한 소녀’ ‘녹야’를 스크린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폐막작은 10년 만에 퀴어 신작을 선보이는 이송희일 감독의 ‘파랗고 찬란한’이다. ‘후회하지 않아’(2006) 등 퀴어 청춘영화를 개척해온 이송희일 감독이 다시 청춘을 이야기하며 그 배경을 큰 산불이 났던 강원도로 삼으면서 성소수자와 환경 문제를 엮어냈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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