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 해체 상황 모면…“불리한 인사 마지막에 겨우 승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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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채 상병 수사외압 의혹 등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들에 대한 연임안이 임기 만료 불과 이틀 전에 재가됐다.
수사팀이 해체될 뻔한 위기는 막았지만, 대통령실이 의도적인 ‘늑장 재가’로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대환 수사4부장, 차정현 수사기획관(부장검사), 송영선·최문정 수사3부 검사 등 공수처 검사 4명의 연임안을 25일 재가했다.
공수처법상 검사의 임기는 3년이고, 3회 연임할 수 있다. 앞서 공수처 인사위원회는 8월 13일 검사 4명에 대한 연임을 만장일치로 의결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재가 소식은 25일 오후 6시23분께 전해졌다. 검사 4명의 임기는 27일까지였는데, 26~27일이 주말인 탓에 25일에는 재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공수처 관계자는 “주말에 인사혁신처의 공문을 받은 전례는 없었다”며 “25일 오후 6시50분이 지나서 인사혁신처로부터 연임이 재가됐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검사(수사 4부), 차 부장검사(수사기획관)는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집중적으로 수사해왔다.
또 수사 4부는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과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이뤄진 ‘고발 사주’ 사건 공판 유지를 진행 중이다. 이 밖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원 표적감사 의혹’ 등 주요 사건이 산적하다.
송영선·최문정 검사가 있는 수사3부는 더불어민주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고발한 사건 등을 수사하고 있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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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만료 이틀 전 연임 재가가 이뤄지긴 했지만, 대통령실이 수사 지연 의도로 시간을 끌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사의를 표명한 윤상혁 수사4부 검사에 대해선 닷새 만에 사표를 수리한 바 있다.
공수처 사정을 잘 아는 한 변호사는 “그간 (대통령에게) 불리한 인사는 최대한 마지막에 겨우 승인해온 사례가 많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라며 “‘검사는 수사로 말한다’고 본인이 말했던 원칙을 완전히 부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대통령께서 임명 재가를 해주셨고, 국민도 공수처를 많이 지켜보고 있음을 실감했다”며 “중요 사건들의 공정하고 신속한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사직의사를 밝힌 공수처 부장검사 1명, 평검사 1명의 면직도 25일 자로 재가됐다. 이에 검사 현원은 처·차장을 포함해 부장 3명, 평검사 10명 등 15명으로 줄어들었다. 공수처 검사 정원은 처·차장을 포함해 총 25명이다.
[이투데이/김이현 기자 (spes@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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