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성장률 0.1% 짙어진 침체 그림자 [아카이브]

[강서구 기자]

올해 3분기 GDP 성장률이 0.1%를 기록했다. [사진 | 뉴시스]

올해 3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전분기 대비)를 기록했다. 2분기(-0.2%) 마이너스 성장에서 플러스로 돌아서긴 했지만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한국은행이 전망한 0.5%를 크게 밑도는 수치여서다. 한은이 24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연간 실질 GDP'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1.5%에 그쳤다. 올 1분기 3.3%에서 2분기 2.3%로 둔화했고, 3분기에는 1%대로 떨어졌다.

3분기 한국 경제를 이끈 건 민간소비였다. 민간소비는 승용차와 통신기기를 중심으로 한 재화소비가 늘면서 0.5%(이하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등 사회보장 현물수혜를 중심으로 0.6% 늘었다.

투자지표는 엇갈렸다. 설비투자는 기계류(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운송장비가 늘면서 6.9%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2.8%를 기록하며 2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 경제가 여전히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거다.

경기침체 경고음이 커지는 데는 수출도 한몫했다. 3분기 우리나라 수출은 0.4% 감소했다.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2년 4분기(-3.7%)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우리나라 수출은 올해 1분기 1.8%를 기록한 후 2분기 1.2%로 둔화했고, 3분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으로 불리는 수출이 위축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그 결과, 순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기여도는 2분기 –0.1%에서 –0.8%로 크게 낮아졌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고금리 기조가 꺾이지 않으면서 민간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안한 대외변수가 수출과 환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자료｜한국은행, 참고｜전년 동기 대비, 사진｜연합뉴스]

천정부지로 치솟는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탓에 추가적인 금리인하 정책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한은이 지난 8월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2.4% 성장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한은의 전망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4분기 GDP 성장률이 1.2%를 웃돌아야 한다.

그럼에도 한은은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 상황이 나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수출은 주요국 경제 상황과 글로벌 교역량 등의 영향을 받지만, 미국의 경제가 괜찮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과연 한국 경제는 경기침체 우려를 뒤로하고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을까.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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