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 보선서 압승했지만
주민들 “尹 지지로 오인 말라
마지막 기회 주는 걸로 알아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 부산 동구 초량시장을 방문해 시민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여러분들을 더 잘 살게 해드려야겠다는 마음이 든다”며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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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부산·울산·경남(PK)의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은 27%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부산에서 58.25%, 울산에서 54.41%, 경남에서 58.24% 득표율을 얻었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 때 PK 지역 전체 의석 40석 가운데 34석을 얻었다. 그랬던 PK 지역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과 관련해 이 지역 의원들은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그만 싸우고 나랏일에 힘쓰라는 지역민들의 싸늘한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부산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지역구를 다녀보면 ‘제발 둘(윤 대통령·한 대표)이 그만 싸우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골목 경제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의정(醫政) 갈등도 장기화하는데 집권 세력 지도자끼리 화합을 못 하니 여론이 악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경남 지역의 한 의원도 “김건희 여사의 활동 자제는 당연히 필요하고, 대통령실이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좀 더 명확하고 단호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는 게 지역 민심”이라며 “그런데도 대통령이 완고하게 비치니 지역민들은 요즘 ‘대통령 와 저라노’라는 말을 많이들 한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4·10 총선 때 PK 지역 의석 85%를 확보해 범야권이 전국적으로 192석을 얻으며 압승했지만 개헌 저지선(101석)을 지켰다. 지난 16일 치러진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22.07%포인트 득표율 차로 이겼다. 하지만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마지막 기회를 준다는 지지자들의 시그널이지 대통령 지지로 오인해선 안 된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6개월 사이에 이 지역에서 당정 지지율이 급락했고, 금정구청장 선거를 앞두고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민주당 후보는 오차 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 때문에 한동훈 대표가 선거 기간에 금정구를 6번이나 찾았고 부산 지역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선거전에 투입됐다.
부산의 한 의원은 “금정구청장 선거 때 지지자들이 ‘요즘 정부·여당이 하는 꼴을 보면 속이 터지지만 한 번만 더 찍어줄 테니 앞으로 진짜 잘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며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 성찰하지 않으면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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