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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 파티하듯 바로크 선율에 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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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음악회 오늘부터 6차례 공연

캐나다 타펠무지크 초청 콘서트

‘바이올린 여왕’ 레이철 포저 감독

무대 돌아다니며 자유로운 연주

동아일보

북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캐나다의 바로크 전문 연주단체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서로 얼굴을 보며 대화하듯 연주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이 악단 단원들은 설명했다. 사진 출처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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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자재 전문기업 이건이 주최하는 제35회 이건음악회가 캐나다 시대악기 연주단체인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초청 콘서트로 열린다. 25일 인천 아트센터인천을 시작으로 11월 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11월 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등 5개 도시에서 6회 공연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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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이 악단 수석 객원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레이철 포저. 사진 출처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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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이 악단 수석 객원 감독으로 취임한 ‘바로크 바이올린 여왕’ 레이철 포저가 리더 격인 감독 겸 솔로를 맡아 바흐 바이올린협주곡 BWV 1041, 퍼셀 ‘요정 여왕’ 모음곡, 바흐 오보에와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BWV 1060R 등을 들려준다. 서울 바로크 앙상블 리더이자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국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오보에 수석인 신용천이 협연한다.

타펠무지크는 바로크 시대 독일에서 ‘연회음악’을 뜻하던 말.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1979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창단됐다. 주로 17∼18세기 바로크 음악을 당시 연주법을 바탕으로 하되 자유로운 감각을 가미하며 연주해 왔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저는 “바로크 음악에는 시대를 초월해 감정을 흔드는 요소가 있다. 디테일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악단 바이올리니스트인 크리스티나 자카리아스는 “연회음악이라는 뜻처럼 우리는 서서 무대 위를 돌아다니며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 미소를 지으며 파티 같은 기분으로 연주한다. 지휘자가 없는 대신 각각의 파트가 서로에게 호흡을 맞춘다”고 소개했다.

바흐 협주곡을 협연할 오보이스트 신용천은 “지휘자가 있는 경우 내 뜻과 다른 부분도 맞춰줘야 할 때가 있는데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모든 단원이 서로 대화하듯이 합주하기 때문에 더 즐겁게 연주하게 된다”고 전했다. 첼리스트 마이클 언터먼은 “한국에 존재하는 ‘정(情)’이라는 감정처럼 타펠무지크는 단원 사이 서로 애정을 가지고 아끼면서 상호작용을 한다. 이런 특별한 에너지가 한국 관객들과 소통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대악기 또는 고음악 연주의 지역별 차이에 대해 포저는 “바이올린을 예로 들면 네덜란드에서는 악기에서 턱을 떼도록 가르치지만 다른 곳에서는 현대 바이올린처럼 턱에 받치게 하는 등 다른 부분들이 있다. 고음악은 유럽에서 먼저 연구가 시작된 만큼 북아메리카에서도 음악가들이 유럽에서 배운 지역의 특징을 반영하게 된다”고 전했다.

포저는 본국인 영국에서 ‘바로크 바이올린의 탁월한 영국적 영광’(더타임스)으로 불리면서 바로크 바이올린의 대표 해석가로 꼽혀 왔다. 2004년 비발디 ‘라 스트라바간차’ 협주곡집으로 그래머폰 협주곡부문상을, 2016년 비버 로자리 소나타집으로 건반악기 연주자 마르친 시비옹트키에비치 등과 함께 그래머폰 바로크 기악부문상을, 2018년 그래머폰 올해의 예술가상을 받는 등 그래머폰상을 3회나 수상했다. 가브리엘리 콘소트 리더, 잉글리시 콘서트 리더, 계몽주의 오케스트라 객원감독 등 여러 앙상블의 리더로 활동해 왔다. 2019년 LG아트센터에서 계몽시대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비발디 ‘사계’를 연주한 바 있다.

1990년 시작된 이건음악회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현악4중주단(34회), 뷔르템베르크 체임버 오케스트라 하일브론(31, 33회) 등 명성 높은 앙상블과 독주자들을 초대해 왔다.

26일에는 대구 대구콘서트하우스, 27일 부산 부산문화회관, 29일 광주 광주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이 열린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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