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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김대년의 잡초이야기] 사데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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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장독대에 핀 사데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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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그거 사데풀이에요!" 장독대 틈에서 식물검색 앱으로 열심히 야생초 이름을 찾고 있던 내게 이웃 후배가 던진 말이다. "앱에서 계속 방가지똥이라고 알려주는데?" "옛날에 사데나물로 먹었던 기억이 나거든요." 자세히 보니 노란색 꽃은 거의 닮았는데 잎 모양이 방가지똥의 그것과는 차이가 났다.

우리 집 장독대에는 10여 년 전부터 많은 된장과 간장이 익어가고 있다. 풀이 나지 못하도록 자갈을 깔아놓아 초반에는 별걱정이 없었는데, 어느 해부턴가 잡초들이 장독대를 온통 뒤덮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가장 강력한 잡초가 쇠뜨기와 이제야 이름을 알게 된 '사데풀'이었다.

사데풀을 뜯어보면 절단면에서 하얀 액이 솟아난다. 꽃도 민들레와 거의 흡사하지만, 하얀 액을 품고 있는 잎의 맛도 둔감한 내 미각으로는 구분이 안 되었다. 그렇다면 사데풀도 민들레처럼 여러 효능이 있는 것은 아닐까?

역시나 사데풀도 그 존재감이 뚜렷한 야생초였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사데풀 성분을 분석한 결과, 항염 효과가 탁월하여 특허 등록까지 마쳤다고 한다.

사데풀을 재료로 한 반찬류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사데풀 장아찌를 구매해 먹어보니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북한에서는 사데풀을 '세투리'라고 부르고 있는데, 대기근에 시달리던 고난의 행군 시절에 목숨을 유지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쓰였다고 하니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

한때는 뽑아도 또 뽑아도 고개를 내밀어 미움의 대상이었던 사데풀…! 이렇게 신통하고 기특한 너를 몰라보고 그동안 내가 너무 가혹했구나! 내년부터 봄에는 나물 반찬도 해 먹고, 장아찌도 담그고, 주변에 화초용으로 분양도 많이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만화가·前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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