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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해리스 “트럼프는 파시스트” 맹공…지지율 후퇴 속 해리스 캠프는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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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CNN방송이 주최한 타운홀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파시스트”로 재차 규정하고 대통령직 수행에 부적합하다고 밝혔다. ‘반트럼프’ 정서를 공략해 중도 성향 공화당원들과 부동층 표심을 차지하려는 행보로 풀이되지만 최근 지지율이 주춤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전략인지를 놓고 의문도 제기된다.

이날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CNN방송이 주최한 타운홀(유권자와의 만남)에 참석한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파시스트로 생각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전직 군 고위 인사들을 거론하며 “그들은 트럼프가 미국 헌법을 무시하며, 다시는 대통령직을 수행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에 앞서 자신의 관저에서 자청한 긴급 기자회견에서도 트럼프 1기 행정부 참모였던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의 인터뷰를 인용해 “켈리는 트럼프가 미국 헌법에 충성하는 군대를 원하지 않고 (아돌프) 히틀러가 가졌던 장군을 원한다고 말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맹폭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참한 이번 타운홀에서 청중으로 참여한 부동층 유권자들은 직접 후보에게 질문을 던졌다. 한 청중이 프래킹(셰일가스 시추를 위한 수압파쇄법)에 반대하다가 찬성으로 돌아선 이유를 묻자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의 입장 변화가 좋은 아이디어와 합의를 수용하려는 자세의 일환이라면서 “나는 문제 해결을 사랑한다”고 뭉뚱그려 대답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들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반감을 가진 중도·온건 성향 공화당원 및 부동층 유권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공화당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과 벌인 러스트벨트(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3곳 순회 유세가 단적인 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대선판의 주도권을 쥐고 가는 흐름 속에 해리스 선거대책본부 내부에서도 선거 전략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예를 들어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부터 이틀 동안 유세 대신 언론 인터뷰 일정을 소화했고, 24일에 경합주 조지아주를 거쳐 25일에는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를 간다. 교외 지역 여성 및 고학력자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임신중단권 이슈를 부각한다는 계획이지만, 선거를 코앞에 두고 승산이 거의 없는 텍사스 방문이 시급한 것이냐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또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깊숙이 관여한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체니 전 하원의원과 아랍계 인구가 많은 미시간을 공동 방문한 것이 적절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고 더힐은 전했다.

대선 승부는 여전히 초박빙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 여론조사나 예측 모델 등에서 힘을 받는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 전문가인 네이트 실버는 이날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경합주 초박빙 여론조사를 고려하면 “50 대 50이 유일하게 책임 있는 예측”이라면서도 “내 직감이 어떠냐고 묻는다면 트럼프(가 이길 것이)라고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버가 운영하는 예측 사이트 실버불레틴은 지난 17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확률을 50.2% 대 49.5%로 예측했다.

이날 공개된 시카고대 여론조사(18~40세 유권자 대상)에서 흑인 남성 응답자의 26%, 히스패닉 남성은 44%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흑인 여성 12%, 히스패닉 여성 25%만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에 비하면 두 배가량 높다. 흑인과 히스패닉 남성의 민주당 지지 이탈을 보여주는 수치다. 2020년 대선에서 흑인 92%, 히스패닉 59%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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