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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검찰과 법무부

[단독] 檢, ‘36주 낙태’ 의료진 영장심사 직접 들어간다…“엽기적 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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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구속영장 신청

유튜브 올린 ‘낙태 경험담’ 영상이 발단

이른바 ‘36주 태아 낙태’ 사건에서 수술을 진행한 산부인과의 병원장과 집도의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의 실질심사에 검사도 직접 참석하는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통상적으로 검사는 경찰 신청 구속영장 사건 중 중대한 사안이라고 볼 때만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한다.

조선일보

임신 36주차에 낙태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20대 여성 A씨가 지난 6월 유튜브에 올린 영상./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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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최순호) 소속 평검사 1명은 서울중앙지법 김석범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진행되는 산부인과 원장 윤모씨와 집도의 심모씨의 영장실질심사에 직접 참석했다. 검찰은 살인 혐의를 적용한 것과 관련해 수십 쪽 분량의 의견서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수사 도중 확보된 ‘낙태 당시 태아가 살아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비롯해, 이들이 금전적 대가를 받고 살인을 저질렀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고 한다.

통상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검사는 의견서만 제출하고 법정에 출석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사건이라고 판단하면 법정에서 영장전담 부장판사에게 구속 필요성을 직접 설명한다. 지난 5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의 음주운전 사건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도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가 직접 참석했고, 김씨는 구속됐다.

한 검찰 관계자는 “임신 기간이 통상 40주 내외인 점을 고려할 때 36주 차인 태아를 낙태한 것은 엽기적인 범행”이라며 “경찰 수사 내용과 법리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범행의 중대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태아를 임신하고 있던 20대 여성 A씨는 이번 구속영장 청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사건은 A씨가 지난 6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으로 36주 차 태아를 낙태한 경험담이 담긴 영상을 올리면서 큰 논란이 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실제로 낙태 수술이 이뤄진 사실을 확인해 A씨와 윤씨, 심씨 등을 살인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해왔다. 윤씨와 심씨를 제외한 다른 의료진 4명은 살인 방조 혐의로 입건됐다. 윤씨는 병원 내부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지 않아 의료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지난 7월 말부터 진행한 세 차례의 병원 압수수색을 통해 휴대전화와 태블릿 PC 등 전자기기 13점과 진료 기록부 등 자료 18점을 확보했다고 한다. 또 종합병원 산부인과 전문의와 자문 업체를 통해, 분만 당시 태아 상태에 대한 의료 감정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이날 오전 11시 43분쯤 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왔으나, ‘낙태 수술 지시한 것 맞느냐’ ‘살인 혐의 (적용)된다는 거 알고 (수술을) 지시했느냐’ ‘증거인멸하려 태아를 화장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았다. 심씨도 ‘살인 혐의 인정하느냐’ ‘태아가 수술 후 숨진 것이 맞느냐’ 등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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