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발표
넉달 연속 치솟던 집값 전망 상승세 꺾여
"금리 하락한다" 전망 4년 만에 가장 많아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소비자 전망이 9개월 만에 하락했다. 정부 대출 규제로 수도권 집값이 하락하자 소비자 심리도 덩달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CSI는 3포인트 떨어진 116을 기록했다. 지난 1월 이후 9개월 만의 하락으로 넉 달 연속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파죽지세로 오르던 주택가격전망CSI은 지난달엔 119를 기록하며 지난 2021년 10월(125)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현재와 비교한 1년 후 전망을 반영한다. 이 지수가 100을 웃돌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이번 하락을 두고 한은은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른 아파트 매매거래 감소, 매매가격 상승세 둔화 등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단 상승세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100을 웃도는 수치인 만큼 아직 상승할 것이라 보는 소비자들이 더 많은 것으로 해석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선 10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와 당국의 규제 파급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희진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 팀장은 "최근 굉장히 높게 상승하다가 8월부터 상승폭이 축소됐으며 9월 가계대출 관리 강화 정책들이 나오면서 주택매매 거래량이 줄어드는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락하긴 했지만 지수가 116으로 장기평균이 107인 점을 감안하면 지수 자체는 높은 편"이라며 "아직 상승하는 사람이 많다고 볼 수 있지만 다소 주춤할 걸로 보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월 101.7로 전월대비 1.7포인트 올랐다.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내수 활성화를 기대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낙관적이라는 뜻이고,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이 지수는 지난 5월 98.4에서 6월 100.9로 올라선 뒤 7월 103.6까지 상승했다. 이후 8월 100.8로 떨어진 이후, 9월에는 100선까지 내렸지만 다시 101선으로 올라섰다.
금리수준전망CSI(88)는 5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2020년 7월(88) 이후 최저치다. 한국과 미국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로 돌아선 데다 물가상승률 둔화세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 기대감이 컸던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황 팀장은 "금리수준전망CSI가 100보다 낮다는 건 금리가 향후 상승할 것이라 보는 사람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라며 "그게 낮으면 낮을수록 하락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2.8%)은 소비자물가상승률 상승세 둔화에도 채소류 가격 상승, 공공요금 상승 우려 등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3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전월과 동일했으며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아주경제=서민지 기자 vitaminj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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