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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하나만 내줘도 못 이긴다’…해리스, 러스트벨트 3개 주 강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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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1일 미시간주에서 한 선거운동 행사에서 리즈 체니 전 공화당 하원의원의 발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로열오크/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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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11월5일)을 약 2주 앞둔 21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이상 징후’가 포착된 경합주들로 달려갔다. 각자가 절대 놓치면 안 되는 곳들에서 취약점이 발견되자 단속에 나선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하루에만 북부 러스트벨트 3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을 찾는 이례적 강행군을 했다. 펜실베이니아의 맬번에서 한 타운홀 미팅에서는 “트럼프는 여러 면에서 진지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 결과는 잔인할 정도로 진지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3개 주 유세에 함께한 리즈 체니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적으로 이상하면서 완전히 불안정”하고 임신중지권 문제에서도 여성들 편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싫어하지만 상대 당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을 꺼림칙하게 여기는 공화당원들을 향해 양심에 따라 투표하고 그것을 누구한테도 공개할 필요가 없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해리스 부통령이 대표적 보수 인사인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내 정적인 체니 전 의원을 대동한 것은 공화당원들을 끌어들이려는 시도다. 3개 주 행사는 부유하면서 보수적인 공화당 성향 여성들에게 호소하려고 모두 각 주의 최대 도시 교외 지역에서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16일에도 ‘당보다 나라를 앞세우자’를 구호를 내걸고 공화당원들과 함께 펜실베이니아에서 유세했다. 러스트벨트에서 한 표라도 더 쥐어짜야 하는 절박함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국뿐 아니라 경합주 지지율도 따라잡히고 있다. 러스트벨트 경합주 하나라도 잃으면 당선이 어려운 그는 뉴욕타임스가 집계한 여론조사 평균에서 미시간은 0.2%포인트 미만의 열세를 보인다. 펜실베이니아는 0.2%포인트 미만 우위에 그치고, 위스콘신도 1%포인트 이상 앞서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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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1일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허리케인 피해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스완나노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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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선전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도 초조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우위를 보여온 남부 선벨트 경합주들(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네바다)을 석권하더라도 러스트벨트의 한 곳은 이겨야 당선이 가능하다. 그래서 갈 길이 급한데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뒤지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 집계 평균에서도 이곳에서 앞서는 정도가 0.2%포인트 미만이다. 이를 두고 허리케인 피해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이 호평을 받기 때문이라거나,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산악 지역에 피해가 집중돼 이곳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에 제대로 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의 허리케인 피해 지역을 방문하고 다른 행사 2건에도 참석했다. 기독교인들 대상 유세에서는 총격 당시를 거론하며 “하나님이 목적이 있으셔서 나를 구해주셨다. 우리 나라를 위대하게 만드는 게 그것이다”라고 말했다. 애초 우편투표나 사전투표는 부정 투표 수단이라고 주장해온 그의 캠프는 이제는 이재민들을 위해 우편투표 기준 완화 등 대책을 내놓으라고 선거 관리 당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와 조지메이슨대 샤스쿨이 이날 발표한 7개 경합주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적극 투표층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위스콘신에서 3%포인트,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에서 각각 2%포인트 앞서는 등 러스트벨트에서는 오차범위 안에서 모두 앞섰다. 그는 선벨트의 조지아에서도 4%포인트 앞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와 애리조나에서만 각각 3%포인트 우위였다. 네바다는 동률이었다. 그의 추격세를 이유로 승리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이 많아졌지만 승부를 좌우할 경합주들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만만찮다는 해석을 낳을 만한 조사 결과도 나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선거운동 막판에 양쪽은 7개 경합주 유권자들 중 120만명(3.7%)으로 추산되는 부동층 설득에 큰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양쪽 캠프는 부동층 다수가 젊은층, 흑인, 히스패닉계라고 판단하고 있다. 흑인은 부동층이 21%에 이른다는 추산도 있다. 상대에게 흑인들 지지를 많이 잠식당했다는 평가를 받는 해리스 부통령은 이들을 겨냥한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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