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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회원국 2배 늘린 브릭스, ‘미 패권에 대항’ 세력 더 키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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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2일부터 사흘간 제16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열리는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의 한 거리에 20일 ‘브릭스 정상회의 2024’라고 적힌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카잔/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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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을 불려 회원국이 2배가 된 비서방 국가 중심의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22일부터 사흘 동안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다. 중동·북아프리카에 이어 동남아시아 국가 등이 새 회원국으로 합류해,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도전하는 비서방 세력에 동력이 더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 브릭스 정상회의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 등 비서방 주요 국가의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1일 보도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번 정상회의 초대에 32개 나라가 응했고, 이 가운데 24곳에서 정상급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2006년 신흥 경제대국인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이 모여 출발한 협의체인 브릭스는 2009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합류했고, 올해부턴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이란·이집트·에티오피아가 함께한다. 러시아는 회원국이 추가된 브릭스가 2023년 전세계 국내총생산량(GDP)의 37.4%를 차지한다고 주장했다.



주변국 시선은 브릭스가 비서방 연합의 외연을 더 확장할지에 쏠리고 있다. 동남아시아 나라인 타이와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6월 공식적으로 브릭스 가입 의사를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각을 세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기도 한 튀르키예도 지난 9월 브릭스 가입 신청을 했다고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가입을 희망하는) 30개 나라를 포함한 다른 나라가 어떤 형태로든 브릭스의 의제에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고려할 것”이라며 정상회의에서 추가 회원국 가입 여부를 논의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브릭스 확대는 ‘글로벌 사우스’(북반구 저위도와 남반구에 위치한 개발도상국) 내 입지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브릭스를 주도하는 러시아와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패권 갈등을 겪는 가운데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서 벗어나 다자주의와 다극체제를 지향하자고 주장한다. 입장을 공유한 두 나라는 더욱 밀착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의를 포함하면 올해 3차례나 만남을 갖는다.



이런 움직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스튜어트 패트릭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지난 9일 보고서를 통해 “브릭스플러스(+)의 등장은 동서 간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하고, 남북이 서로를 소외시키면서 세계가 분열되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며 “베이징과 모스크바는 반서방 세력을 강화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런 시각에 대응하듯 푸틴 대통령은 지난 18일 간담회에서 “브릭스는 반서방이 아닌 비서방이라는 입장을 회원국들이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회원국 추가 여부는 브릭스 내부의 이견 조율이 성공적으로 이뤄질지에 달렸다. ‘반서방’ 입장을 경계하는 인도와 브라질 등은 지난해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확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서는 서방의 경제 제재에 맞서 미국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회원국 간의 지급결제 체제 확립 등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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