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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 (월)

바이오매스로 친환경 염색…한세실업 베트남 공장 “3년내 탄소배출 60%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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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실업 베트남 호찌민 공장 르포

‘이산화탄소 제로’ 목표 C&T 법인
신규 공장은 100% 바이오매스로

과테말라에도 베트남 시스템 적용
TG법인, 자동화로 불량률 크게 줄여


매일경제

한세실업 베트남 호찌민 C&T 3공장. [사진=한세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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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있는 섬유공장 중에서 바이오매스를 100% 사용한 곳은 한세실업이 유일합니다.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지난 17일 찾은 글로벌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한세실업의 베트남 호찌민 칼라앤터치(C&T) 3공장에선 대용량(1000kg) 섬유 염색기 여러대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곳은 기존 1, 2공장보다 친환경 설비를 더욱 확충해 올해 말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가는 신규 공장이다.

거대한 염색기와 연료탱크가 설치된 공간 왼편에 나무 톱밥처럼 생긴 연료가 가득 쌓인 모습이 눈에 띄었다. C&T 베트남 공장에서 사용하는 연료는 석탄이 아닌 목재와 왕겨, 톱밥 등을 압축해 만든 ‘바이오매스’ 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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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실업 베트남 호찌민 C&T 공장에서 사용하는 바이오매스 연료. [사진=한세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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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설립된 C&T 베트남 법인은 한세실업의 글로벌 생산기지 중에서 대표적인 ‘친환경 공장’이다. 석탄 대신 바이오매스 원료를 사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2% 줄이는 효과를 봤다.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과 용수·전기 사용을 대폭 절감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세실업은 2001년 일찍이 베트남에 진출한 후 갭, 칼하트, 타깃 등 글로벌 의류 브랜드 제품을 생산해오고 있다. 현재 한세실업의 베트남 생산량이 글로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에 달한다.

김태훈 C&T 베트남 법인장은 “현재 1, 2공장은 친환경 연료를 75% 사용중”이라며 “신규 건설된 3공장은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를 목표로 친환경 설비를 더 확충했다”고 설명했다.

3공장은 건설 당시부터 태양광 발전 설비를 포함했으며, 물과 전기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염색 기계를 도입했다. 새로운 대용량 염색기는 고압·상압 두 가지 방식의 염색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염색 시간을 줄였다. 석탄 연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바이오매스 연료만으로 가동한다.

빗물을 산업용으로 재사용하는 빗물 저장 시스템과 역삼투압 방식(RO) 등을 이용해 폐수를 재활용하기도 한다. 의류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용수의 80%가 원단 염색과 마감에서 발생하는데,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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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실업 베트남 호찌민 C&T 공장의 역삼투압방식 정수시스템 조제탱크. [사진=한세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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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공장에서 도입한 친환경 염색기의 경우 시운전 시 42%의 용수 절감 효과와 10%의 화학약품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염색기의 온도도 기존 염색기 대비 더 빠르게 올라 염색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전기 사용 및 탄소 배출 절감에도 용이하다. 기존 폐수재활용 범위도 더 확대할 예정이다.

C&T 법인은 오는 2027년까지 탄소 배출 60% 절감, 용수사용 50% 절감, 전기사용 15% 절감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원단부터 봉제까지 수직계열화 구축
C&T 베트남 법인은 원단을 직접 생산하고 봉제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의 중심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한세실업은 2013년 원단 염색 및 워싱 전문 회사인 C&T Vina를 인수한 후, 2014년 원단 전문 기업인 칼라앤터치를 설립했다. 현재 면적은 9만8300평에 달하며 약 75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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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실업 베트남 호찌민 C&T 공장 내부. [사진=한세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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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단에 입힐 색 염료를 만드는 조색 과정은 색상 데이터를 입력하면 기계가 알아서 움직이도록 자동화 됐다. 그 다음 원단에 색상을 입히는 과정에선 물과 염료를 섞어 뜨거운 온도를 가하는 고압 또는 상압 방식으로 대량 염색한다.

염색 이후엔 실험실을 거쳐 원단의 품질을 확인한다. 얼마나 물을 잘 빨아들이는 지, 마찰에 의해 이염되진 않는지, 보풀이 일어나는 정도 등을 세세히 관찰한다. 한세실업은 친환경 공정과 함께 품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작업단계를 마련해 불량률을 낮추고 가격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내년에는 과테말라 C&T도 오픈해 미국과 가까운 중미 지역에서 수직계열화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과테말라 공장이 가동되면 글로벌 C&T 법인의 생산규모는 지난해 1억5000만달러에서 2030년 5억달러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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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실업 베트남 호찌민 C&T 실험실 내부. [사진=한세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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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공정으로 불량률 0.01% 달성
그밖에 호찌민 법인 중 가장 큰 규모의 TG법인은 전공정 자동화를 통해 불량률을 0.0125%까지 줄였다. TG법인 규모는 약 11만평이며 약 3800명이 근무 중이다.

TG법인 직원의 약 28%(1040명)가 근무하는 8공장에선 행거라인을 자동화해 작업자가 무거운 원단을 직접 들 필요 없이 앉은 자리에서 생산과 품질에 집중할 수 있다. 현재 가동 중인 16개의 생산라인에서 연간 390만장의 의류를 생산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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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실업 베트남 호찌민 TG법인 8공장의 자동 봉제 행거라인. [사진=한세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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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반 역시 무인 기계에 의해 빠르게 처리되고, 출고 제품을 박스에 담는 작업도 ‘오토 박싱 머신’을 통해 자동화했다. 김신일 한세실업 해외팀장(수석)은 “코로나19 이후 자동화에 투자를 더욱 늘리고 있다”며 “한 테이블에 한두명 정도의 직원만으로도 많은 원단을 관리할 수 있게 돼 생산성이 6~8배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또 직원들은 실시간 진척도 및 공정효율을 확인할 수 있는 공정 관리(SFC) 시스템을 활용해 작업 속도를 높였다. 1공장의 ‘봉제라인’에선 SFC 시스템으로 1명이 작업하는 수량과 생산효율, 개인 인센티브 데이터를 기록한다. 30~50장 1묶음으로 QR코드 스티커가 발급되며, 이를 PDA에 스캔하면 데이터가 기록된다.

각 공정은 자체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인 ‘햄스(HAMS)’로 관리된다. 햄스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17대의 모니터로 실시간 작업 현황이 송출된다. 한세실업은 햄스를 통해 현장 관리자가 지속적으로 현장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불필요한 서류 작업 없이 최적의 업무 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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